채권 교과서 · 투자 공부 노트

돈을 빌려주고 받는 종이 한 장
— 채권의 모든 것

채권은 지루해 보여서 대부분 건너뜁니다. 그런데 주식이 왜 오르내리는지를 설명하는 것도, 경기가 어디쯤 왔는지를 알려주는 것도 결국 채권 시장입니다. 금리 뉴스가 무슨 뜻인지, 장단기 금리차가 왜 화제인지, 내 포트폴리오에 채권을 얼마나 담아야 하는지를 그림과 시뮬레이터로 하나씩 확인합니다.

먼저 알아둘 것. 채권도 원금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약속된 돈을 받지만, 중간에 팔면 손실이 날 수 있고 발행처가 부도나면 못 받습니다. 이 문서는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학습 자료이며 특정 상품을 사라는 권유가 아닙니다.
읽기 모드
비유와 그림 위주 — 아이와 함께 보기 좋아요
01 · 기본 구조

채권 — 돈을 빌려주고 받은 약속 쪽지

주식이 「회사 조각」이라면, 채권은 「빌려준 돈에 대한 증서」입니다. 이 차이 하나에서 나머지가 전부 따라 나옵니다.

🧒 아이 눈높이

친구가 자전거를 사려고 1만 원이 필요하대. 네가 빌려주면서 쪽지를 하나 받았어. "3년 뒤에 1만 원을 돌려줄게. 그리고 그때까지 매년 300원씩 고맙다고 줄게."

이 쪽지가 바로 채권이야. 여기 적힌 1만 원이 액면가, 매년 주는 300원(3%)이 표면금리, 3년이 만기야. 주식이랑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어 — 친구 자전거가 대박 나든 말든 너는 딱 300원씩만 받아. 대신 친구가 망하지만 않으면 얼마를 받을지 미리 다 알고 있어.

DIAGRAM · 내가 받게 될 돈의 모습

채권을 사면 앞으로 받을 돈이 날짜와 금액까지 미리 정해집니다. 주식에는 없는 성질입니다. 손잡이를 움직여보세요.

시간 (년) → ■ 매년 받는 이자 ■ 만기에 돌려받는 원금
3년
3.0%
매년 받는 이자300원
이자 총합900원
전부 합치면10,900원1만 원을 빌려주고
읽는 법
채권의 매력은 「미리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표면금리를 0%로 내려보세요. 이자가 한 푼도 없는 채권도 있습니다(할인채·제로쿠폰). 그런 채권은 액면가보다 싸게 사서 만기에 액면가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냅니다. 어느 쪽이든 받을 돈과 날짜가 계약서에 적혀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주식과 채권, 같은 회사에 돈을 넣어도 위치가 다릅니다

회사가 잘되면 주주는 무한히 벌 수 있지만 채권자는 약속된 이자까지입니다. 반대로 회사가 어려워지면 채권자가 먼저 돈을 받고 주주는 남는 게 있어야 받습니다. 채권을 「상단은 막혀 있고 하단은 보호받는 자리」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채권 투자자가 보는 것도 다릅니다. 주식 투자자는 "이 회사가 얼마나 성장할까"를 보지만, 채권 투자자는 "이 회사가 만기까지 안 망할까"만 봅니다. 성장은 채권자에게 아무 이득이 없고, 부도만이 유일한 위협이기 때문입니다.


02 · 핵심 원리

가격과 금리는 왜 반대로 움직이나

채권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개념이 딱 하나라면 이것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여기서 파생됩니다.

🧒 아이 눈높이

네가 어제 산 쪽지는 매년 300원을 주는 거였어. 그런데 오늘 은행이 나타나서 "우리는 매년 500원 줍니다" 라고 광고를 해. 이제 네 쪽지를 1만 원 그대로 사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없지. 같은 1만 원으로 500원을 받을 수 있는데 굳이 300원짜리를 살 이유가 없으니까. 그래서 네 쪽지는 9천 원, 8천 원으로 값을 깎아야 팔려. 반대로 은행 이자가 100원으로 떨어지면? 네 300원짜리 쪽지는 서로 사겠다고 해서 1만 원보다 비싸져.

이게 전부야. 세상 이자가 오르면 내 쪽지 값은 떨어지고, 세상 이자가 내리면 내 쪽지 값은 오른다. 시소처럼 언제나 반대로 움직여.

CALCULATOR · 실제로 얼마가 되나

액면 10,000원 · 표면금리 3% · 만기 5년짜리 채권입니다. 이 채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매년 300원, 만기에 10,000원을 줍니다. 바뀌는 건 시장에서 이 채권이 얼마에 거래되는가뿐입니다.

액면 10,000원 0% 5% 10% 시장금리(시중 이자) → 15,000 7,000
3.00%
이 채권의 가격10,000원
액면 대비0.0%
지금 사면 연 수익률3.00%만기까지 보유 시
읽는 법
시장금리가 표면금리와 같으면 딱 액면가입니다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밀면(금리 상승) 곡선이 아래로, 왼쪽으로 밀면(금리 하락) 위로 갑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 가격이 떨어져도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약속된 300원과 10,000원은 그대로 받습니다. 손실은 중간에 팔 때만 확정됩니다.

계산식

채권 가격은 앞으로 받을 모든 돈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서 더한 값입니다.

가격 = Σ [ 매년이자 ÷ (1+시장금리)t ] + [ 액면가 ÷ (1+시장금리)n ]

분모에 시장금리가 들어 있으니, 시장금리가 커지면 가격은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어떤 심리나 수급 때문이 아니라 산수의 결과라는 뜻입니다.

표면금리와 수익률(YTM)은 다릅니다

표면금리는 액면가 기준으로 매년 주기로 한 이자율이고 영원히 바뀌지 않습니다. 만기수익률(YTM)은 지금 이 가격에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을 때 실제로 얻는 연 수익률입니다. 뉴스에서 "국채 금리가 4%로 올랐다"고 할 때의 금리는 표면금리가 아니라 이 YTM입니다. 그래서 "금리가 올랐다 = 채권 값이 떨어졌다"가 같은 말입니다.


03 · 듀레이션

단기채·중기채·장기채 — 만기가 길수록 크게 흔들린다

「채권은 안전하다」는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를 가르는 개념입니다.

🧒 아이 눈높이

친구한테 "1년만 참으면 300원 줄게" 하는 쪽지와 "30년 참으면 매년 300원 줄게" 하는 쪽지가 있어. 은행 이자가 갑자기 오르면 어느 쪽이 더 속상할까?

30년짜리야. 1년짜리는 금방 끝나서 다시 좋은 조건으로 갈아탈 수 있는데, 30년짜리는 앞으로 29년을 손해 보는 조건에 묶여 있으니까. 그래서 만기가 길수록 값이 훨씬 많이 떨어져. 이 「얼마나 민감한가」를 재는 자가 듀레이션이야.

COMPARE · 같은 금리 변동, 다른 충격

표면금리 3%인 1년물 · 5년물 · 30년물 세 채권입니다. 금리가 움직였을 때 각각 얼마나 흔들리는지 비교해보세요. (가격을 실제로 다시 계산한 값입니다)

+1.00%p
1년물 (단기)
-1.0%
5년물 (중기)
-4.4%
30년물 (장기)
-17.5%
1년물 듀레이션1.0
5년물 듀레이션4.6
30년물 듀레이션19.6
읽는 법
「채권 = 안전」은 단기채에만 해당하는 말입니다

같은 +1%p에 1년물은 -1%, 30년물은 -17%가 넘게 빠집니다. 30년물의 변동성은 웬만한 주식 수준입니다. 2022년에 「안전자산」이라던 장기채 펀드에서 큰 손실이 났던 게 정확히 이 구조입니다.

듀레이션을 읽는 법

듀레이션은 년(年) 단위로 표시되지만 실제 쓰임은 민감도 배율입니다. 듀레이션 5년이면 금리가 1%p 움직일 때 가격이 약 5% 반대로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채권 ETF 설명서에도 반드시 적혀 있으니, 총보수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입니다.

단, 이건 근사치입니다. 실제로는 볼록성(convexity) 때문에 금리가 내릴 때 오르는 폭이 금리가 오를 때 빠지는 폭보다 조금 큽니다. 위 시뮬레이터는 가격을 직접 재계산하므로 이 비대칭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 손잡이를 +3%p와 -3%p에 각각 놓고 30년물 숫자를 비교해보세요.

목적에 따라 만기를 고릅니다

단기채(1~3년)는 금리 변동에 거의 흔들리지 않아 현금 대기 자금에 가깝습니다. 중기채(3~10년)는 수익과 안정의 균형점으로 가장 널리 쓰입니다. 장기채(10년 이상)는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도구에 가깝지, 안전자산이 아닙니다.


04 · 금리의 종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 무엇이 무엇을 움직이나

한국은행이 정하는 금리는 하나뿐인데, 시장에는 수많은 금리가 있습니다. 그 사이를 잇는 경로를 봅니다.

🧒 아이 눈높이

학교에 교장선생님이 계셔. 교장선생님이 "오늘부터 급식 반찬을 하나 줄입니다" 하고 정하면, 그건 내일 당장 그대로 되지. 이게 기준금리야 — 정하는 사람이 정확히 있고, 짧은 기간에 바로 적용돼.

그런데 "3년 뒤 급식은 어떨까?"는 교장선생님도 못 정해. 그건 학생들이 저마다 짐작하는 것이야. "물가가 오를 것 같으니 더 줄겠지", "새 교장선생님이 오시면 늘겠지"… 이 짐작들이 모여서 값이 정해지는 게 장기 시장금리야. 그래서 교장선생님이 반찬을 줄여도 3년 뒤 예상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어.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장기금리가 떨어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이유야.

DIAGRAM · 금리가 전달되는 경로 — 눌러보세요

기준금리 하나가 어떻게 여러 금리로 퍼지는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중앙은행의 손을 벗어나는지 보여줍니다.

중앙은행이 직접 정함 시장의 기대가 정함
기준금리
중앙은행이 회의로 결정하는 단 하나의 금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연 8회)나 미국 연준 FOMC(연 8회)가 회의에서 결정합니다. 은행끼리 하루짜리로 빌려주는 초단기 금리를 목표 수준에 맞추는 것이고, 여기가 모든 금리의 출발점입니다. 물가가 높으면 올리고, 경기가 나쁘면 내립니다.

장기금리는 왜 중앙은행 마음대로 안 되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대략 「앞으로 10년간 예상되는 단기금리의 평균」 + 「그렇게 오래 묶이는 것에 대한 보상(기간 프리미엄)」으로 결정됩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지금 기준금리를 올려도, 시장이 "이렇게 올리면 경기가 꺾여서 곧 내릴 수밖에 없겠다"고 판단하면 장기금리는 오히려 떨어집니다.

이 어긋남이 커지면 수익률 곡선이 눕거나 뒤집힙니다 — 다음 장의 주제입니다.

뉴스에서 만나는 금리들

기준금리(정책금리) · 콜금리(은행 간 하루짜리) · CD·CP 금리(3개월 안팎 단기 자금) · 국고채 3년/10년(시장의 대표 지표) · 대출금리(코픽스 등에 가산금리를 얹은 것). 우리 생활에 직접 닿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체로 장기 시장금리를 따라가므로, 기준금리가 동결돼도 대출금리는 움직일 수 있습니다.


05 · 수익률 곡선

장단기 금리차 — 시장이 경기를 어떻게 보는지가 담긴 그림

뉴스에 자주 나오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정확히 무슨 모양이고 왜 화제인지 봅니다.

🧒 아이 눈높이

돈을 1년 빌려주는 것과 10년 빌려주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불안해? 당연히 10년이지. 10년 동안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그래서 보통은 오래 빌려줄수록 이자를 더 받아. 이게 정상이야.

그런데 가끔 거꾸로 되는 때가 있어. 1년 빌려주는데 10년보다 이자를 더 준다고? 이게 무슨 뜻이냐면 — 사람들이 "지금은 힘들지만 몇 년 뒤엔 이자가 확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야. 이자가 내려간다는 건 대개 경기가 나빠진다는 뜻이고. 그래서 이게 뒤집히면 어른들이 긴장해. 아래 버튼을 눌러봐.

SCENARIO · 네 가지 커브 모양

가로축은 만기(3개월 → 30년), 세로축은 그 만기의 금리입니다. 버튼을 눌러 모양을 바꿔보세요.

6% 2% 만기 →
2년물3.40%
10년물4.10%
10년 − 2년+0.70%p
시나리오 ①
정상 — 오래 빌려줄수록 이자를 더 받습니다

가장 흔한 모양입니다. 경제가 평범하게 성장하고 있고, 시장이 먼 미래를 특별히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도 짧게 빌려서 길게 빌려주면 그 차이가 이익이 되므로 대출이 원활하게 돌아갑니다.

역전이 왜 침체 신호로 불리나

과거 미국에서 10년물 금리가 2년물(또는 3개월물)보다 낮아진 뒤 상당한 확률로 경기 침체가 뒤따랐다는 관찰 때문입니다. 다만 두 가지를 반드시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① 시차가 매우 깁니다. 역전 시점부터 실제 침체까지 대략 반년에서 2년 이상 걸린 사례들이 있고, 그 사이 주식이 크게 오른 구간도 있었습니다. 역전은 "지금 팔라"는 신호가 아닙니다.

② 늘 맞은 것은 아닙니다. 역전 후 침체가 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표본 수 자체가 수십 년에 걸쳐 열 번 남짓이라 통계적으로 강한 근거라고 보기엔 사례가 적습니다. 하나의 참고 지표이지 예언이 아닙니다.

모양이 바뀌는 방식에도 이름이 있습니다

베어 플래트닝(단기금리가 올라 평탄해짐 — 긴축 국면) · 불 스티프닝(단기금리가 내려 가팔라짐 — 완화 시작) 같은 표현이 뉴스에 나옵니다. 핵심은 커브의 어느 쪽 끝이 움직였는가이고, 그게 중앙은행 때문인지(단기) 시장 기대 때문인지(장기)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06 · 신용 스프레드

국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 — 시장의 공포 온도계

스프레드란 결국 「이 회사가 망할 수도 있으니 더 주세요」라고 요구하는 추가 이자입니다.

🧒 아이 눈높이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가 둘 있어. 한 명은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 없는 반장이고, 다른 한 명은 가끔 깜빡하는 친구야. 누구한테 이자를 더 받아야 할까? 당연히 두 번째 친구지. 그 더 받는 만큼이 스프레드야.

재밌는 건 이 차이가 계속 변한다는 거야. 반 분위기가 좋을 땐 "쟤도 뭐 갚겠지" 하고 조금만 더 받아. 그런데 학교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갑자기 "너한텐 훨씬 더 받아야겠어" 하고 확 벌어져. 그래서 어른들은 이 차이가 벌어지는 걸 보고 위험 신호를 읽어.

SIMULATOR · 경기가 나빠지면 벌어집니다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밀수록 경기가 나빠집니다. 국채 금리는 내려가는데 위험한 채권 금리는 오히려 치솟는 모습을 보세요.

양호
국채
3.70%
AAA 회사채
4.38%
BBB 회사채
5.60%
하이일드
8.95%
하이일드 스프레드5.25%p국채 대비
BBB 스프레드1.90%p
해석
평상시 — 스프레드가 안정적입니다

시장이 부도 위험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럴 때는 회사채가 국채보다 조금 더 주는 만큼 이득이지만, 스프레드가 좁을수록 추가로 받는 보상이 얇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숫자에 대하여. 위 값은 스프레드가 경기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벌어지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예시 모델입니다. 실제 스프레드는 시기·국가·발행사마다 크게 다르고,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20%p를 넘기도 했습니다. 방향과 성질을 익히는 용도로 봐주세요.

스프레드를 읽는 두 가지 방법

① 위험 신호로.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빠르게 벌어지면 시장이 기업 부도를 걱정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주가보다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있어 선행 지표로 참고됩니다.

② 보상의 크기로. 스프레드가 넓을 때 회사채를 사면 더 많은 보상을 받습니다. 다만 그 시점은 대개 실제로 부도가 늘어나는 시기와 겹칩니다 — 보상이 큰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용등급

AAA ~ BBB−까지가 투자등급, BB+ 이하가 투기등급(하이일드·정크본드)입니다. 등급 경계선인 BBB−에서 BB+로 내려가는 강등은 특히 파장이 큽니다. 많은 기관이 투자등급만 담도록 규정되어 있어 강등되는 순간 강제 매도가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07 · 경기와 금리

언제 금리가 움직이나 — 경기 사이클과 채권

채권 금리가 아무 때나 변하는 게 아니라, 대체로 정해진 순서를 따라 움직입니다.

🧒 아이 눈높이

경기는 사계절처럼 돌아. 봄에는 다들 힘이 나기 시작하고, 여름엔 뜨겁게 잘 돌아가고, 가을엔 슬슬 식고, 겨울엔 춥지. 그리고 다시 봄이 와.

중앙은행은 온도조절기 같은 거야. 너무 뜨거우면(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올려서 식히고, 너무 추우면 금리를 내려서 데워. 그래서 계절을 알면 금리가 어느 쪽으로 갈지 짐작할 수 있어. 아래 네 계절을 눌러봐.

CYCLE · 네 국면을 눌러보세요

각 국면에서 금리가 어디로 향하고, 어떤 채권이 유리하며, 주식과는 어떤 관계인지 정리했습니다.

회복 호황 둔화 침체 경기의 온도
중앙은행동결·인하 마무리
채권 금리서서히 상승
유리한 채권단기채·회사채
🌱 회복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구간

금리는 낮게 유지되지만 경기가 살아나면서 서서히 오르기 시작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불리하므로 장기채는 부담스럽고, 부도 걱정이 줄어드는 회사채·하이일드의 스프레드가 좁혀지며 유리해집니다. 주식이 가장 잘 나가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깔끔하지 않습니다

위 사이클은 사후에 이름 붙이기는 쉽지만 실시간으로 어디인지 알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지금이 둔화인지 일시적 조정인지는 몇 달 지나야 알 수 있고, 2020년처럼 몇 주 만에 침체와 회복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이클의 쓸모는 「지금 국면을 맞혀서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금리가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 사후에 이해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국면을 맞히려는 시도는 대개 타이밍 매매가 되고, 그건 이 문서 시리즈가 반복해서 경고하는 실패 패턴입니다.


08 · 상관성

주식과 채권 — 왜 같이 담으라고 하나

그리고 2022년처럼 그 논리가 통하지 않는 해는 왜 생기는가.

🧒 아이 눈높이

소풍 가방에 우산과 선크림을 같이 넣는 이유가 뭘까? 비가 오면 우산이 필요하고, 해가 쨍쨍하면 선크림이 필요하니까. 둘 중 하나는 항상 쓸모가 있어. 주식과 채권을 같이 담는 이유도 똑같아.

그런데 아주 가끔 비도 오고 해도 안 나는 이상한 날이 있어. 2022년이 그랬어. 물가가 너무 올라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급하게 올렸는데, 그러면 주식도 떨어지고 채권도 떨어져. 우산도 선크림도 소용없는 날이지. 이런 날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해.

SIMULATOR · 주식과 채권을 얼마씩 담을까

주식 기대수익 8% · 변동성 18%, 채권 기대수익 4% · 변동성 6%로 가정했습니다. 아래 버튼으로 두 자산이 같이 움직이는 정도도 바꿔볼 수 있습니다.

40%
주식
60%
채권
40%
기대수익 (연)6.4%
변동성10.4%
나쁜 해엔 대략-10.7%하위 5% 수준
해석
채권을 섞으면 수익보다 변동성이 더 많이 줄어듭니다

주식만 100%일 때와 비교해보세요. 기대수익은 조금 줄지만 변동성은 그보다 훨씬 크게 떨어집니다. 이게 분산의 핵심입니다 — 공짜로 얻는 유일한 점심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숫자에 대하여. 기대수익·변동성은 설명을 위해 정한 가정값이며 미래 예측이 아닙니다. 「나쁜 해」는 수익률이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했을 때의 하위 5% 지점(기대수익 − 1.65×변동성)으로, 실제 최악의 해는 이보다 훨씬 나쁠 수 있습니다. 시장은 정규분포보다 꼬리가 두껍기 때문입니다.

왜 보통은 반대로 움직이나

경기가 나빠지면 ① 기업 이익이 줄어 주가가 떨어지고, ②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 채권 가격이 오릅니다. 그래서 주식이 아플 때 채권이 완충재가 됩니다. 여기에 안전자산 선호까지 겹치면 돈이 주식에서 국채로 옮겨가며 효과가 커집니다.

2022년에는 왜 둘 다 빠졌나

그해의 문제는 경기 침체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매우 빠르게 올리자 ① 할인율이 뛰어 주식이 떨어지고, ② 금리 상승 그 자체로 채권도 떨어졌습니다. 둘이 같은 원인으로 동시에 맞은 것입니다.

여기서 배울 것은 "채권이 쓸모없다"가 아니라 "채권이 언제 완충재 역할을 못 하는지"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주된 위험일 때는 채권도 함께 아픕니다. 그래서 물가연동국채나 실물 자산을 소량 섞는 논의가 나옵니다.


09 · 일본채 · 엔캐리

싼 곳에서 빌려 비싼 곳에 넣기 — 엔캐리 트레이드

전 세계 시장이 어느 날 갑자기 함께 흔들릴 때, 그 뒤에 이 거래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아이 눈높이

옆 반 친구가 "내 돈 빌려줄게, 이자는 1년에 100원만 줘" 라고 해. 그런데 우리 반 은행에 넣으면 1년에 500원을 준대.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옆 반에서 빌려서 우리 반 은행에 넣으면 앉아서 400원을 버는 거야!

일본은 아주 오랫동안 이자가 거의 0이었어. 그래서 전 세계 어른들이 일본에서 돈을 빌려 다른 나라에 넣었어. 이게 엔캐리 트레이드야.

그런데 무서운 게 있어. 갚을 때는 다시 옆 반 돈으로 바꿔서 갚아야 해. 만약 그 사이에 옆 반 돈이 비싸지면(엔화 강세) 400원 벌려다가 오히려 손해를 봐. 게다가 다들 동시에 "갚아야겠다!" 하고 뛰면 전 세계에서 한꺼번에 팔자가 쏟아져. 2024년 여름에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어.

CALCULATOR · 엔캐리는 어디서 무너지나

엔화로 빌려서 다른 나라 자산에 넣었을 때의 손익입니다. 금리차는 벌어봐야 몇 %인데, 환율은 하루에도 몇 %씩 움직입니다.

4.00%
0%
3배
금리차 수익+12.0%
환율 손익0.0%
최종 손익+12.0%
판정
환율이 가만히 있으면 앉아서 버는 거래입니다

그래서 이 거래는 몇 년씩 조용히 잘 굴러갑니다. 문제는 그동안 규모가 계속 불어난다는 것입니다. 「엔화 강세폭」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밀어보세요 — 몇 년치 이익이 몇 주 만에 사라지는 지점이 나옵니다.

2024년 여름에 있었던 일

일본은행이 오랜 초저금리에서 벗어나 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미국은 인하를 예고하면서, 금리차가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퍼졌습니다. 동시에 엔화가 빠르게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두 가지가 겹치자 엔캐리 포지션을 서둘러 정리하는 흐름이 나타났고, 그 과정에서 2024년 8월 초 전 세계 증시가 급락했습니다.

여기서 얻을 교훈은 "엔캐리를 예측하자"가 아닙니다. 개인이 그 규모나 청산 시점을 알 방법은 없습니다. 대신 내 자산이 왜 갑자기 함께 떨어질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 서로 무관해 보이는 자산들도 「급하게 돈을 갚아야 하는 사람」을 통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본 국채(JGB)가 특별한 이유

일본은 수십 년간 초저금리·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고, 한때 수익률곡선통제(YCC)로 장기금리 상단까지 직접 묶어두었습니다. 이 「세계에서 가장 싼 돈」이 글로벌 자금 조달의 원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일본 금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전 세계에 파장이 갑니다 — 일본과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자산에도요.

개인에게. 엔캐리는 개인이 따라 할 거래가 아닙니다. 환율 예측과 레버리지가 동시에 필요한데, 이 문서 시리즈가 일관되게 피하라고 말하는 두 가지입니다. 이 장의 목적은 뉴스에 「엔캐리 청산」이 나올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10 · 종류

채권도 종류가 많습니다

누가 발행했는지(신용)와 얼마나 오래인지(만기), 이 두 축으로 거의 다 정리됩니다.

국채 지방채·특수채 회사채(투자등급) 하이일드 물가연동국채
발행 주체 국가 지자체·공공기관 우량 기업 신용등급 낮은 기업 국가
부도 위험 사실상 가장 낮음 낮음 보통 높음 사실상 가장 낮음
금리 수준 기준 국채 + 조금 국채 + 1~2%p 국채 + 3%p 이상 국채보다 낮음
경기 악화 시 오름 (안전자산 선호) 소폭 약세 약세 급락 (주식과 비슷) 오름
인플레 국면 불리 불리 불리 불리 유리 (원금이 물가 연동)
주 용도 포트폴리오 완충재 국채 대체 이자 수익 주식에 가까운 자산 물가 방어
초보 적합도 가장 먼저 무난 무난 주의 목적이 뚜렷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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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자주 하는 오해. 하이일드 채권은 「채권」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성격은 주식에 가깝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국채는 오르는데 하이일드는 주식과 함께 떨어집니다. 「채권을 담아서 분산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주식 비중을 늘린 것이 되는 흔한 실수입니다.


11 · 실전

개인이 채권을 사는 네 가지 방법

그리고 「직접 사는 것」과 「채권 ETF」의 차이 — 대부분이 모르는 결정적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 아이 눈높이

쪽지를 직접 한 장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는 것과, 쪽지 수백 장이 든 바구니(ETF)를 사는 것은 아주 중요한 차이가 있어.

내 쪽지 한 장은 만기가 되면 반드시 1만 원을 돌려줘. 중간에 값이 떨어져도 기다리면 돼. 그런데 바구니에는 만기가 없어. 안에 있는 쪽지가 만기되면 운용사가 새 쪽지를 또 사서 채워 넣거든. 그래서 바구니는 "기다리면 원금이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어. 금리가 계속 오르면 계속 손실일 수도 있어.

COMPARE · 금리가 오른 뒤 3년 후

둘 다 5년물 채권에 1,000만 원을 넣었습니다. 산 직후 금리가 급등했다고 해봅시다. 버튼을 눌러 3년 뒤의 차이를 보세요.

직접 보유
평가손실은 나지만, 만기까지 들면 약속된 돈을 받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계좌에 찍히는 평가금액은 떨어집니다. 하지만 발행처가 부도만 안 나면 만기에 액면가와 이자를 그대로 받습니다. 즉 손실은 중간에 팔 때만 확정됩니다. 살 때 이미 내 수익률이 확정되어 있다는 게 직접 보유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중간 지대도 있습니다. 존속기한형(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정해진 시점에 청산되도록 설계되어, ETF의 편리함과 직접 보유의 「기다리면 된다」는 성질을 함께 갖습니다. 이름에 만기 연도(예: 2030)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① 증권사에서 채권을 직접

장내채권(거래소에서 주식처럼) · 장외채권(증권사가 보유분을 파는 것)

  • 증권사 앱의 「채권」 메뉴에서 매수. 종목마다 만기·표면금리·수익률이 표시됩니다
  • 소액(1,000원~1만 원 단위)부터 가능한 경우가 많음
  • 장외채권이 종류가 훨씬 많지만 증권사 마진이 가격에 포함되어 있음
  • 중간에 팔려면 사줄 사람이 있어야 함 — 거래가 뜸한 종목은 제값에 못 팝니다

② 채권 ETF

국고채 3년/10년, 종합채권, 미국채, 회사채 등 종류가 다양

  •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 소액 분산이 자동으로 됨
  • 반드시 확인할 것: 듀레이션 — 이름의 「10년」은 만기가 아니라 담고 있는 채권의 성격입니다
  • 만기가 없어 계속 굴러갑니다. 「기다리면 원금 회복」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괴리율을 확인해야 합니다

③ 개인투자용 국채

개인 전용으로 설계된 국채 (만기 보유 전제)

  • 중도 환매에 제약이 있는 대신 만기까지 보유하면 가산금리와 세제 혜택이 붙는 구조
  • 노후 자금처럼 정해진 시점에 쓸 돈을 묶어두는 용도에 맞습니다
  • 모집 기간·한도·조건이 계속 바뀌므로 가입 시점의 공고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④ 채권형 펀드 · 연금 계좌

퇴직연금(DC·IRP)과 연금저축에서 담는 방식

  • 연금 계좌에서는 안전자산 의무 비중을 채우는 용도로 자주 쓰입니다
  • ETF로 담을 수 있는 계좌인지, 펀드만 되는지 계좌 종류마다 다릅니다
  • 장기 보유가 전제이므로 총보수 차이가 크게 누적됩니다

세금

채권에서 나오는 이자에는 이자소득세가 붙습니다(원천징수). 반면 채권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판 매매차익은 개인의 경우 과세되지 않는 것이 오랜 원칙이었고, 이 때문에 표면금리가 낮고 가격이 싼 채권이 세후 기준으로 선호되기도 했습니다.

반드시 확인하세요. 세법은 자주 바뀌고 계좌 종류(일반·ISA·연금)와 상품 형태(직접 채권·ETF·펀드)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위 내용은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개괄이며, 실제 판단 전에는 가입 시점의 상품 설명서와 증권사 안내로 확인해야 합니다.


12 · 배치와 시점

내 포트폴리오에 채권을 어떻게 넣을까

비중을 정하는 기준과, 「언제 사느냐」에 대한 현실적인 답.

비중을 정하는 세 가지 기준

① 돈을 쓸 시점.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3년 안에 쓸 돈이면 주식이 아니라 단기채·예금 자리입니다. 만기가 그 시점과 맞는 채권을 직접 사두면 날짜와 금액이 확정되어 계획을 세우기 좋습니다.

② 내가 견딜 수 있는 하락폭. 위 8장의 시뮬레이터에서 「나쁜 해엔 대략」 숫자를 보세요. 그 숫자를 봤을 때 잠을 잘 수 있는 비중이 내 비중입니다. 흔히 인용되는 「100 − 나이」 같은 규칙은 출발점일 뿐, 이 감각이 실제 기준입니다.

③ 채권을 담는 목적. 완충재가 목적이면 국채·중단기 위주여야 합니다. 이자 수익이 목적이면 회사채를 섞습니다. 이 둘을 섞어 쓰면서 하이일드를 완충재로 착각하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언제 사느냐」에 대한 솔직한 답

금리 고점을 맞혀서 장기채를 사면 큰 수익이 납니다. 그런데 금리 고점은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습니다. 2023~2024년에 「이제 금리 정점이다」라며 장기채를 산 뒤 한참을 기다린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접근은 이렇습니다. 맞히려 하지 말고, 만기를 내 계획에 맞추세요. 3년 뒤 쓸 돈은 3년물로, 노후 자금은 그에 맞는 만기로. 이렇게 하면 금리가 어디로 가든 내 계획은 그대로입니다. 금리 방향에 베팅하고 싶다면 그건 완충재가 아니라 별도의 포지션이라는 걸 인정하고, 크기를 그만큼 제한해야 합니다.

사기 전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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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채권을 공부하는 진짜 이유는 채권을 사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금리가 왜 움직이는지, 그게 주식과 부동산과 환율에 어떻게 번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문서의 개념들은 채권을 한 주도 사지 않더라도 다른 모든 자산을 보는 눈을 바꿔줍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원칙은 여기서도 같습니다 — 이해하지 못한 것을, 남의 말을 듣고, 감당 못 할 금액으로 사지 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