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회사의 조각을 사는 것이고, 채권은 돈을 빌려주고 받은 증서입니다. 이 한 줄의 차이에서 나머지 아홉 편이 전부 나옵니다.
이 트랙을 시작하는 이유. 채권은 「안전자산」이라는 한 단어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말은 「부도가 잘 안 난다」는 뜻이지 「가격이 안 떨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실제로 2022~2023년에 미국 장기국채는 주식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부도가 나서가 아니라 금리가 올라서입니다. 그 메커니즘을 모르면 왜 떨어졌는지도, 언제 회복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이 편에서는 아직 가격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먼저 채권이라는 물건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합니다. 가격은 02편입니다.
액면가 · 표면금리 · 만기. 여기에 누가 빌리는가만 더하면 끝입니다.
친구가 「10만원만 빌려줘. 10년 뒤에 갚을게. 그동안 해마다 3천원씩 이자 줄게」라고 했다고 하자.
네가 「좋아」하고 종이에 적어서 서로 사인하면, 그 종이가 채권이야.
종이에는 세 가지가 적혀 있어. 얼마를 빌려줬는지(10만원), 해마다 얼마를 받는지(3천원), 언제 돌려받는지(10년 뒤).
여기서 중요한 게 있어. 받을 돈이 미리 다 정해져 있다는 거야. 주식은 회사가 잘되면 많이 받고 못되면 못 받지만, 채권은 처음부터 얼마인지 적혀 있어.
그리고 하나 더 — 이 종이를 다른 사람에게 팔 수도 있어. 그때 얼마에 팔리느냐가 02편의 이야기야.
숫자를 바꾸면 내가 받게 될 돈이 그대로 바뀝니다.
채권의 정체는 결국 미래 현금흐름의 묶음입니다.
현금이 들어오는 모양이 다르면 성격도 다릅니다.
같은 회사에 돈을 넣어도 완전히 다른 자리에 서게 됩니다.
친구가 빵집을 연다고 해. 네가 도울 방법이 두 가지야.
① 같이 주인 되기(주식) — 돈을 내고 빵집의 일부를 갖는 거야. 빵집이 대박 나면 너도 대박. 망하면 너도 다 잃어.
② 빌려주기(채권) — 「1년 뒤에 이자 붙여서 갚아」하고 빌려주는 거야. 빵집이 대박 나도 너는 약속한 만큼만 받아. 대신 그냥저냥이어도 약속한 만큼은 받지.
그럼 망하면? 여기가 중요해. 빵집이 망해서 재산을 나눌 때, 빌려준 사람이 먼저 받고 주인은 남은 걸 받아. 보통은 남는 게 없어.
그래서 채권이 주식보다 덜 위험하다고 하는 거야. 대신 위로도 덜 열려 있어. 세상에 공짜는 없거든.
| 주식 | 채권 | |
|---|---|---|
| 내 자리 | 회사의 주인 (일부) | 회사에 돈을 빌려준 사람 |
| 받는 돈 | 정해져 있지 않음 (배당은 회사가 결정) | 미리 정해져 있음 (표면금리 × 액면) |
| 위로 | 제한 없음 — 10배도 가능 | 제한 있음 — 약속한 것까지 |
| 아래로 | 0까지 | 0까지 (부도 시) · 다만 먼저 받음 |
| 망했을 때 순서 | 가장 마지막 | 주식보다 앞 (담보·선순위 여부로 또 갈림) |
| 만기 | 없음 — 회사가 있는 한 계속 | 있음 — 그날 원금을 돌려받음 |
| 가격을 움직이는 것 | 실적·기대·심리 | 금리가 압도적 · 그다음 신용 |
| 회사가 잘될 때 | 같이 좋아짐 | 크게 달라지지 않음 (부도 위험만 줄어듦) |
| 의결권 | 있음 |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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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 같은 금액을 넣었을 때 주주와 채권자가 각각 받는 것입니다.
뉴스에서 말하는 「국채 금리」는 표면금리가 아니라 이쪽입니다.
아까 그 종이 — 「해마다 3천원, 10년 뒤 10만원」 기억나지? 표면금리는 3%야.
그런데 네가 그 종이를 친구한테 9만원에 샀다고 해보자. 그럼 네 수익률은 3%일까?
아니야. 더 높아. 왜냐면 9만원을 내고 해마다 3천원을 받고, 10년 뒤에는 10만원을 받으니까. 1만원을 더 버는 거야.
이렇게 「지금 이 가격에 사서 만기까지 들면 결국 연 몇 %인가」를 계산한 게 만기수익률이야. 영어로 YTM이라고 해.
뉴스에서 「미국 10년물 금리가 4.5%」라고 할 때, 그게 바로 이 숫자야. 표면금리가 아니라 지금 사면 받게 될 수익률이지.
같은 채권인데 얼마에 사느냐로 수익률이 달라집니다.
채권 이야기에서 「금리」라는 단어는 최소 세 가지를 뜻합니다. 헷갈리면 이 트랙 전체가 헷갈립니다.
① 표면금리(쿠폰) — 발행할 때 정해진 이자율.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내가 산 채권의 쿠폰이 3%면 금리가 아무리 올라도 계속 3%를 받습니다.
② 시장금리(만기수익률·YTM) — 지금 이 채권을 사면 받게 될 수익률. 매일 바뀝니다. 뉴스의 「국채 금리」가 이것입니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입니다(02편).
③ 기준금리 — 중앙은행이 정하는 정책 금리. 회의 때만 바뀝니다. ①②와 다른 것이며, 특히 장기채의 시장금리와는 상당히 다르게 움직입니다(04·05편).
그래서 이런 일이 생깁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는데 내 장기채는 더 떨어졌다」 — 실제로 자주 있는 일입니다. ③이 내려가도 ②가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04편과 05편이 이 이야기입니다.
채권 가격은 보통 액면 100 기준으로 표시합니다. 여기에는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 표면금리 > 시장금리 → 가격이 100보다 높습니다(할증·프리미엄). 남들보다 이자를 많이 주는 채권이니 비싸게 팔립니다.
· 표면금리 < 시장금리 → 가격이 100보다 낮습니다(할인·디스카운트). 이자가 적으니 싸게 사야 수지가 맞습니다.
· 표면금리 = 시장금리 → 가격이 정확히 100입니다.
위 계산기에서 가격을 100에 맞춰보면 만기수익률이 표면금리와 같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왜 이게 중요한가. 2020~2021년에 발행된 장기국채들은 표면금리가 1%대였습니다. 그 뒤 시장금리가 4~5%가 되었으니, 그 채권들의 가격은 크게 떨어져야 합니다. 부도 위험이 커져서가 아니라 산수가 그렇습니다. 02편에서 정확히 계산합니다.
이유가 세 가지인데, 서로 다른 상품이 필요합니다.
목적이 다르면 사야 할 채권도 다릅니다. 여기서 어긋나면 09편의 실패로 이어집니다.
받을 돈이 미리 정해집니다. 만기까지 들고 부도만 안 나면 계산대로 들어옵니다.
주식보다 앞에 섭니다. 회사가 어려워질 때 먼저 받습니다.
기간을 고를 수 있습니다. 3년 뒤에 쓸 돈은 3년 만기로 맞출 수 있습니다.
금리가 내리면 값이 오릅니다. 특히 장기채가 크게 오릅니다.
인플레이션을 못 이깁니다. 받을 금액이 고정이라 물가가 오르면 실질 가치가 깎입니다.
위로 열려 있지 않습니다. 회사가 10배 성장해도 약속한 이자까지입니다.
중간에 팔면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만기 전 가격은 금리에 따라 크게 움직입니다.
「안전」하지 않습니다. 장기채는 주식만큼 변동성이 클 수 있습니다.
채권을 소개하는 거의 모든 글에 「안전자산」이라는 표현이 붙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딱 한 가지만 뜻합니다.
뜻하는 것 — 「약속한 돈을 못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특히 선진국 국채가 그렇습니다. 신용 위험이 낮다는 뜻입니다.
뜻하지 않는 것 — 「가격이 안 떨어진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만기 전 가격은 금리에 따라 크게 움직입니다. 그리고 만기가 길수록 그 폭이 큽니다.
실제로 2020년 이후 미국 장기국채는 고점 대비 40%를 넘는 하락을 겪었습니다(근사치). 같은 기간 주식보다 큰 낙폭이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부도날 것 같아서가 아니라, 금리가 올라서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표현은 이렇습니다. 「국채는 신용 위험이 낮은 자산이다. 그러나 금리 위험은 만기가 길수록 매우 크다.」 「안전자산」이라는 네 글자는 앞의 절반만 말하고 있습니다. 뒤의 절반을 빠뜨린 채로 장기채를 사는 것이 이 트랙 09편에서 다룰 실패의 1번입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채권은 위로 막혀 있고 인플레이션에 약하고 가격도 흔들린다」는 인상만 남을 수 있습니다. 균형을 맞추겠습니다.
① 「받을 금액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강력한 성질입니다. 주식에는 이런 것이 없습니다. 3년 뒤에 아이 학비를 내야 한다면, 주식으로는 그 금액을 보장할 수 없지만 3년 만기 국채로는 거의 확정할 수 있습니다. 목적이 명확한 돈에는 이만한 도구가 없습니다.
② 지금은 조건이 예전보다 좋습니다. 2020~2021년에는 국채 금리가 1% 안팎이었습니다. 그때 채권은 받을 이자가 거의 없는데 가격만 흔들리는 자산이었습니다. 금리가 오른 지금은 같은 채권에 훨씬 높은 이자가 붙어 있습니다. 이미 산 사람에게는 손실이지만, 지금 사는 사람에게는 나아진 조건입니다.
③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곧 수익률이 올랐다는 뜻입니다. 4장에서 확인한 그대로입니다. 같은 사실의 양면입니다.
결론. 채권은 좋거나 나쁜 자산이 아니라 성격이 뚜렷한 자산입니다. 문제는 성격을 모른 채 사는 것입니다. 「내가 어느 게임을 하는지」만 분명하면 채권은 매우 다루기 쉬운 자산이 됩니다. 그것을 정하는 것이 이 편의 5장이고, 10편에서 다시 점검합니다.
02편은 이것을 안다는 전제로 시작합니다.
이 편의 요약. 채권은 미래에 받을 돈의 목록입니다. 목록은 발행할 때 확정되고 바뀌지 않습니다. 바뀌는 것은 그 목록을 지금 얼마로 쳐주느냐, 즉 가격입니다.
그래서 채권 투자에는 두 개의 전혀 다른 게임이 있습니다. ① 만기까지 들고 목록대로 받는 것, ② 중간에 가격이 움직이는 것으로 이익을 보는 것. 어느 게임을 하고 있는지 헷갈리는 것이 채권 투자에서 가장 흔한 실패의 출발점입니다.
다음 편에서 그 가격을 다룹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가 내리면 오릅니다. 방향이 반대입니다. 그리고 만기가 길수록 그 폭이 훨씬 큽니다. 30년 국채가 왜 그렇게 크게 움직였는지가 거기서 전부 설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