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은 우상향」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언제 시작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하필 폭락 직전에 시작했다면 어땠는지는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 문서는 그걸 직접 돌려보게 만들어 둔 것입니다. 시작 연도와 금액과 자산을 바꿔가며, 좋았던 경우와 최악이었던 경우를 모두 보세요.
그리고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수학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매달 사과를 사기로 했어. 두 가지 방법이 있어.
① 정액 — 매달 3,000원어치를 사. 사과가 비싼 달(1,000원)에는 3개만 사고, 싼 달(500원)에는 6개를 사게 돼.
② 정량 — 매달 4개씩 사. 비싼 달에는 4,000원을 쓰고, 싼 달에는 2,000원을 써.
1년 뒤 사과를 몇 개나 갖고 있을까? 정액 쪽이 더 많아. 왜냐면 쌀 때 저절로 많이 사게 되거든. 비쌀 때는 조금만 사고. 아무 생각 없이 해도 자동으로 그렇게 돼.
이게 적립식 투자의 진짜 힘이야. 똑똑해서가 아니라 규칙이 알아서 그렇게 만들어주는 거야.
가격이 어떻게 움직였느냐에 따라 두 방식의 차이가 얼마나 벌어지는지 봅니다. 두 방식 모두 총 투자금은 똑같게 맞췄습니다.
총 투자금이 같을 때, 정액 매수의 평균 단가는 「조화평균」, 정량 매수의 평균 단가는 「산술평균」이 됩니다. 그리고 수학적으로 조화평균은 항상 산술평균보다 작거나 같습니다.
정액 평균단가 = n ÷ Σ(1/가격) ≤ Σ(가격) ÷ n = 정량 평균단가
같으려면 모든 달의 가격이 완전히 똑같아야 합니다. 즉 가격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한 정액이 항상 유리하거나 최소한 같습니다. 위 시뮬레이터에서 어떤 시나리오를 골라도 정액이 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매달 얼마씩」이 「매달 몇 주씩」보다 낫습니다. 게다가 실무적으로도 더 편합니다 — 증권사 앱의 자동 매수는 대부분 금액 기준으로 걸 수 있습니다.
이건 「적립식이 목돈 투자보다 낫다」는 뜻이 아닙니다. 정액 vs 정량의 비교일 뿐입니다. 목돈과의 비교는 4장에서 따로 봅니다 — 결론이 조금 다릅니다.
자산·시작 연도·월 납입액·기간을 바꿔가며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확인하세요.
회색 영역은 내가 넣은 원금, 색깔 선은 평가금액입니다. 둘 사이의 간격이 수익입니다.
「우상향」이라는 말이 개인에게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보여주는 구간입니다.
산에 오르기로 한 날, 하필 폭우가 쏟아지기 직전에 출발했다고 생각해봐. 결국 정상에는 올라가. 그런데 가는 내내 젖고 미끄러지고, 중간에 몇 번이나 "내려갈까" 싶어져.
투자도 그래. 나중에 보면 결국 올랐어. 그런데 몇 년 동안 내 돈이 마이너스인 걸 보면서 계속 넣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야. 그걸 못 버티고 중간에 그만두면, 정상에 도착하지 못해.
아래 세 버튼을 눌러봐. 가장 나쁜 타이밍에 시작했다면 실제로 어땠는지 나와.
S&P 500에 월 30만 원씩 넣었다고 가정했습니다. 최대 20년이되, 데이터가 있는 2024년까지만 계산하므로 시작이 늦을수록 기간이 짧습니다 — 결과를 비교할 때 이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결론이 많은 사람의 직관과 다릅니다.
세뱃돈 360만 원이 생겼어. 한 번에 다 넣을까, 매달 30만 원씩 1년에 걸쳐 넣을까?
대부분은 나눠 넣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해. 맞는 말이야 — 덜 무서워. 그런데 평균적으로 더 많이 버는 건 한 번에 넣는 쪽이야. 시장이 오르는 해가 내리는 해보다 많았으니까, 일찍 넣을수록 오래 굴러가거든.
그럼 왜 다들 나눠 넣으라고 할까? 사람은 계산기가 아니기 때문이야. 한 번에 넣었다가 바로 폭락하면 대부분 못 버티고 팔아버려. 그러면 계산상의 이득은 아무 소용이 없어.
같은 금액을 ① 시작 시점에 한 번에 넣은 경우와 ② 12개월에 나눠 넣은 경우를 비교합니다. 이후 남은 기간은 둘 다 그대로 둡니다.
기댓값은 목돈 일시 투자가 높습니다. 시장이 장기적으로 오른 기간이 더 많았기 때문에, 돈을 일찍 넣을수록 유리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도 같은 결론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실패 확률은 나눠 넣는 쪽이 낮습니다. 여기서 「실패」는 수익률이 아니라 중간에 못 버티고 그만두는 것입니다. 목돈을 넣자마자 −30%를 보면 계획대로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답은 이렇습니다 — 목돈이 있고 심리적으로 버틸 자신이 있다면 한 번에, 그렇지 않다면 6~12개월에 나눠서. 그리고 어느 쪽이든 매달 들어오는 월급에서 하는 적립은 계속합니다. 그건 애초에 선택지가 없으니까요.
수익률만 보면 답이 뻔해 보입니다. 그런데 「버틸 수 있었나」를 같이 봐야 합니다.
시작 연도와 기간을 바꿔가며 네 자산을 비교해보세요. 오른쪽 숫자는 최종 평가액, 그 아래는 가장 아팠던 순간입니다.
근거가 있는 말입니다. 다만 그 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반례 — 일본. 일본 닛케이 지수는 1989년 말에 기록한 고점을 2024년에야 다시 넘었습니다. 약 34년이 걸린 셈입니다.
1989년의 일본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였고, 「일본 주식은 우상향」이라는 믿음도 지금의 미국만큼 확고했습니다. 「선진국 대표 시장이니 결국 오른다」는 논리가 한 세대 동안 통하지 않은 실제 사례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미국을 사지 말라」가 아니라 「한 나라에 전부 걸지 말라」입니다. 미국 비중을 크게 두더라도 전 세계 지수나 다른 자산을 일부 섞는 것이 이 위험에 대한 답입니다.
일본 사례가 특히 무서운 건 1989년에 목돈을 한 번에 넣었을 때입니다. 만약 그때부터 매달 꾸준히 적립했다면, 떨어지는 동안 훨씬 싼 가격에 계속 사 모았을 것이므로 결과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다만 이것도 34년 내내 계속 넣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10년, 20년 동안 마이너스인 계좌를 보며 매달 돈을 넣는 것이 실제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3장에서 본 그대로입니다.
위 시뮬레이터는 달러 기준입니다. 원화로 보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미국 딱지를 사려면 먼저 우리 돈을 달러로 바꿔야 해. 그리고 팔 때는 다시 우리 돈으로 바꿔. 그 사이에 환율이 바뀌면 딱지 값이 그대로여도 내 돈은 달라져.
달러가 비싸지면(원화 약세) 바꿀 때 돈을 더 받으니까 이득이야. 달러가 싸지면 손해고. 그래서 미국 주식은 두 개의 게임을 동시에 하는 셈이야 — 주식이 오르는지, 그리고 달러가 오르는지.
달러 기준 수익률에 환율 변동을 더하면 원화 기준 수익률이 나옵니다.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나빠지면 ① 미국 주식이 떨어지지만 ②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화 기준으로 보면 주가 하락의 일부가 환율 상승으로 상쇄됩니다.
실제로 여러 위기 국면에서 원화 기준 미국 주식의 낙폭이 달러 기준보다 작았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한국 투자자에게 미국 자산이 일종의 환헤지 역할을 한 셈입니다.
물론 반대도 성립합니다 — 시장이 좋을 때는 원화가 강해져 수익의 일부를 깎습니다. 그리고 이 관계가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H)」가 붙은 환헤지형 ETF는 환율 변동을 제거해줍니다. 다만 헤지 비용이 들고, 위에서 본 완충 효과도 함께 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장기 적립이라면 환노출(헤지 안 함)이 무난하다고 봅니다 — 장기적으로 환율은 어느 정도 되돌아오는 경향이 있고, 완충 효과도 얻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몇 년 안에 원화로 써야 할 돈이라면 환율 변동이 그대로 위험이 되므로 헤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터의 숫자보다 아래 여덟 개가 결과를 더 크게 좌우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뮬레이터를 돌리다 보면 「어느 해에 시작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았던 시작 시점은 언제나 지나고 나서만 보입니다.
그리고 이 문서에서 확인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언제 시작했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계속했느냐」가 결과를 더 크게 좌우했다는 것입니다. 2000년 최악의 타이밍에 시작한 사람도 20년을 계속했다면 결과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20년 동안 멈추지 않는 것이고, 그게 이 시리즈 전체가 반복해온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