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가정에서 집은 가장 큰 자산이자 가장 큰 빚입니다. 그런데 주식이나 코인과는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이 편은 그 차이부터 짚습니다 — 파는 데 몇 달이 걸리고, 사는 순간 수천만원이 나가고, 빌려서 사는 것이 기본값이라는 세 가지가 모든 것을 바꿔놓습니다.
같은 「투자 자산」인데 다루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주식은 버튼 하나로 1초 만에 살 수 있고, 1초 만에 팔 수도 있어. 5만원어치만 살 수도 있고.
그런데 집은 어때? 몇 억이 있어야 살 수 있고, 사려면 계약하고 잔금 치르고 몇 달이 걸려. 팔 때도 사줄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해. 몇 달, 길면 몇 년.
그리고 아주 중요한 차이가 하나 더 있어. 주식은 내 돈으로 사지만, 집은 대부분 빌려서 사. 그래서 값이 오르면 크게 벌고, 떨어지면 빚만 남을 수도 있어.
마지막으로 — 집은 살면서 쓰는 물건이기도 해. 주식은 갖고 있어도 쓸 수 없지만, 집은 거기서 자고 밥 먹고 아이를 키워. 그래서 「얼마 벌었나」로만 따질 수 없어.
항목을 눌러 어떤 차이가 실제로 무엇을 바꾸는지 확인하세요.
① 「일단 사보고 아니면 판다」가 안 됩니다. 거래비용이 수천만원이고 파는 데 몇 달이 걸립니다. 그래서 사기 전에 확인하는 것의 값어치가 주식보다 훨씬 큽니다.
② 분산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주식은 500개 회사에 나눠 담을 수 있지만, 집은 대부분 딱 하나입니다. 그것도 전 재산의 대부분을 걸고요. 「계란을 한 바구니에」의 극단입니다.
③ 그런데도 사람들이 집으로 돈을 번 이유는 대개 레버리지와 시간입니다. 자기 돈 3억으로 10억짜리를 사서 15억이 되면 자기 돈 기준으로는 두 배가 넘습니다. 4장에서 계산해봅니다.
④ 그리고 안 팔았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오르면 팔고 싶어지지만, 집은 살고 있어서 못 팝니다. 역설적으로 그게 장기 보유를 만들었습니다. 「부동산으로 돈 벌었다」는 이야기에는 이 우연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한 번에 하니까 헷갈립니다. 나눠서 보면 훨씬 명확해집니다.
어디서 몇 년을 살 것인가. 출퇴근, 아이 학교, 부모님과의 거리. 돈으로 환산되지 않지만 삶을 가장 크게 바꾸는 부분입니다.
이 자산이 값이 오를 것인가. 그리고 다른 데 넣었을 때보다 나은가. 여기까지가 흔히 「부동산 투자」라 부르는 부분입니다.
얼마를 빌리고 어떻게 갚을 것인가. 사실상 수익과 위험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인데 가장 대충 정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05편)
지금인가 나중인가. 그리고 이건 대개 내가 고르는 게 아닙니다 — 결혼, 아이 입학, 전세 만기가 시점을 정해버립니다.
네 가지를 뭉뚱그리면 이상한 결론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집값이 오를 것 같으니 무리해서라도 산다」는 ②를 근거로 ③을 결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②는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예측이고, ③은 틀렸을 때 회복이 매우 어려운 결정입니다. 비대칭입니다.
반대로 「집값이 떨어질 것 같으니 계속 전세」는 ②를 근거로 ①을 미룬 것입니다. 그런데 ①에는 2년마다 이사할 위험과 아이 학교 문제 같은 비용이 있는데 그게 계산에 안 들어가 있습니다.
실용적인 방법 — ①은 내 삶의 조건으로 먼저 정하고, ③은 최악의 경우에도 버틸 수 있는 선으로 제한하고, 그다음에 ②를 봅니다. ②가 가장 불확실한데 가장 먼저 결정하는 것이 흔한 실수입니다.
주식 트랙과 이어집니다. 10편에서 「수익률보다 먼저 정할 것은 감당 가능한 손실」이라고 했습니다. 부동산에서는 그 원칙이 ③ 대출 결정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레버리지가 기본이라 주식보다 더 중요합니다.
집값 말고도 수천만원이 듭니다. 그리고 이게 「본전」의 기준을 바꿉니다.
10억짜리 집을 사면 10억만 있으면 될까? 아니야.
나라에 내는 세금(취득세), 부동산 아저씨한테 주는 돈(중개보수), 등기 해주는 분께 드리는 돈(법무사), 그리고 이사비와 고치는 값까지. 다 합치면 수천만원이 더 들어.
그러니까 집값이 조금 올랐다고 번 게 아니야. 그 수천만원을 먼저 메워야 겨우 본전이거든. 게다가 팔 때도 중개보수를 또 내야 해.
아래에서 직접 계산해보자.
집값을 바꿔가며 실제로 얼마가 더 드는지, 그리고 몇 % 올라야 본전인지 확인하세요.
이게 부동산으로 크게 번 이유이자 크게 잃는 이유입니다.
내 돈 3억에 은행에서 5억을 빌려서 8억짜리 집을 샀다고 해보자.
집값이 10% 올라 8억 8천이 되면? 빚은 그대로 5억이니까 내 몫은 3억 8천이야. 내 돈 기준으로는 27% 벌었어. 집값은 10%밖에 안 올랐는데.
그런데 반대도 똑같아. 집값이 10% 떨어져 7억 2천이 되면 내 몫은 2억 2천. 내 돈 기준 27% 손해.
이게 레버리지야. 집값 변화가 내 돈 기준으로는 몇 배로 커져. 코인 08편의 그 이야기랑 똑같아 — 다만 부동산은 이걸 안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게 다르지.
자기자본 비율을 바꿔가며 증폭 배수와 자본이 다 사라지는 하락률을 확인하세요.
코인 08편에서 10배 레버리지는 9.5%만 떨어져도 전액 청산이라고 했습니다. 부동산은 다릅니다 — 집값이 떨어졌다고 은행이 바로 집을 팔아버리지 않습니다.
이게 부동산 레버리지가 상대적으로 덜 위험해 보이는 이유이고, 실제로 중요한 차이입니다. 버틸 수 있으면 회복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있습니다 — 「이자를 계속 낼 수 있는 동안만」입니다. 소득이 끊기거나 금리가 크게 오르면 버티지 못하고 팔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때는 대개 집값이 떨어져 있고 사겠다는 사람도 없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부동산에서 진짜 위험은 가격 하락 자체가 아니라 「하락 + 소득 충격」이 겹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둘은 대개 같이 옵니다 — 경기가 나빠지면 집값도 떨어지고 일자리도 위태로워지니까요.
① 「얼마까지 빌릴 수 있나」가 아니라 「얼마까지 갚을 수 있나」로 정합니다. 은행이 승인하는 한도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닙니다.
② 금리가 오른 상황을 미리 계산합니다. 지금 금리가 아니라 2~3%p 높은 금리에서도 낼 수 있는지. 규제 당국이 스트레스 DSR을 도입한 이유가 이것입니다(05편).
③ 소득이 몇 달 끊겨도 버틸 현금을 남깁니다. 자기자본을 전부 계약금에 넣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이 아니라 계산으로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집을 사면 이자를 내고 세금을 내. 대신 집값이 오르면 그 이익은 내 것이야.
전세로 살면 이자도 세금도 안 내. 대신 보증금이 묶여서 그 돈으로 다른 걸 못 해. 그리고 집값이 올라도 내 것이 아니야.
그럼 어느 쪽이 이득일까? 답은 「집값이 얼마나 오르느냐」에 달려 있어. 조금만 올라도 자가가 이기는 지점이 있는데, 그걸 손익분기 상승률이라고 해.
아래에서 그 지점을 직접 찾아보자.
같은 돈을 전세보증금으로 묶어둘 때와 집을 살 때의 연간 순비용을 비교합니다.
손익분기 상승률은 대체로 생각보다 낮게 나옵니다. 전세가율이 높고 금리가 낮을수록 더 낮아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 전세보증금도 묶인 돈이기 때문입니다. 전세는 「공짜로 사는 것」이 아니라 수억원을 이자 없이 맡겨두는 것입니다. 자가와 비교할 때 이 기회비용을 빼먹으면 전세가 실제보다 유리해 보입니다.
반대로 전세가율이 낮으면(집값에 비해 전세가 쌀수록) 자가의 부담이 커져 손익분기 상승률이 올라갑니다. 즉 전세가율은 「자가로 갈아탈 때의 문턱」을 알려주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07편에서 이 숫자가 갭투자와 전세 위험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봅니다.
이 계산기가 일부러 뺀 항목들이 있습니다. 실제 판단에서는 이것들이 결정적일 수 있습니다.
① 거주 안정성. 전세는 2년마다 재계약이고, 집주인 사정으로 나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다닌다면 이건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비용입니다.
② 전세금 인상 위험. 계약 갱신 때 보증금을 더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그 돈을 어디서 구할지가 문제가 됩니다.
③ 보증금을 못 받을 위험. 07편의 주제입니다. 전세는 「위험이 없는 선택」이 아닙니다.
④ 강제 저축 효과. 원리금을 갚아나가면 싫어도 저축이 됩니다. 전세 살면서 그 차액을 실제로 투자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⑤ 반대로, 이동의 자유. 직장을 옮기거나 다른 도시로 가야 할 때 집이 있으면 발이 묶입니다. 젊고 커리어가 유동적이라면 이건 실제 비용입니다.
정리하면 — 이 계산기는 「금전적으로 어느 쪽이 유리한가」의 절반만 답합니다. 나머지 절반은 내 삶의 조건이고, 그건 2장의 ① 거주 결정에 속합니다. 계산이 먼저가 아니라 조건이 먼저입니다.
앞으로 열 편에서 무엇을 다루는지, 그리고 지금 확인할 것.
이 편의 요약. 집은 환금성이 낮고, 거래비용이 크고, 레버리지가 기본인 자산입니다. 이 셋 때문에 사기 전에 확인하는 것의 값어치가 다른 자산보다 훨씬 큽니다.
그리고 「집을 산다」는 거주·투자·대출·시점 네 가지 결정입니다. 가장 불확실한 투자 판단을 근거로 가장 되돌리기 어려운 대출 결정을 하는 것이 흔한 실수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아파트·빌라·단독·다가구」가 법적으로 어떻게 갈리는지를 봅니다. 이 구분이 등기·대출·세금·전세 안전성을 전부 바꿉니다 — 특히 다가구와 다세대의 차이는 전세 사고와 직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