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07 · 전세 · 투자 공부 노트

전세와 갭투자
— 보증금을 지키는 법

전세는 세계에 거의 없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은행을 거치지 않는 레버리지입니다. 그래서 대출 규제로는 잡히지 않고, 값이 오를 때는 상승을 키우고 떨어질 때는 사고를 만듭니다. 이 편은 그 구조와 내 보증금을 지키는 순서를 다룹니다.

이 편은 두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전세를 구하는 사람에게는 5장이 가장 급합니다. 계약 전에 읽어야 합니다. 갭투자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2·3장이 그 구조가 실제로 몇 배 레버리지인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편은 실제 피해를 다룹니다. 수만 명이 보증금을 잃었고, 대부분 계약 전에 확인할 수 있었던 것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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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제도

전세는 사실 이상한 제도입니다

외국인에게 설명하면 대부분 못 믿습니다.

🧒 아이 눈높이

전세가 뭔지 생각해보면 참 이상해. 집주인한테 몇 억을 맡기고, 2년 동안 월세는 한 푼도 안 내고 살다가, 나갈 때 맡긴 돈을 그대로 돌려받는 거야.

집주인 입장에서는? 몇 억을 이자 없이 빌린 셈이야. 그 돈으로 다른 걸 할 수 있지.

세입자 입장에서는? 월세를 안 내니까 좋아. 대신 그 몇 억이 묶여 있어서 다른 데 못 써.

그런데 여기 큰 위험이 하나 있어. 집주인이 그 돈을 돌려주지 못하면? 은행에 맡긴 게 아니라 개인에게 맡긴 거라서, 그 사람이 무너지면 내 돈도 위험해져.

실제로 그런 일이 아주 많이 일어났어. 4장에서 왜 그랬는지 볼 거야.

왜 이런 제도가 생겼나

전세는 금리가 아주 높던 시절에 자리 잡았습니다. 집주인이 보증금 몇 억을 은행에 넣어두기만 해도 연 10% 넘는 이자가 나오던 때입니다. 그러면 월세를 안 받아도 남는 장사였습니다.

세입자에게도 좋았습니다. 목돈은 있는데 매달 나가는 돈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딱 맞았고, 은행 대출이 어렵던 시절에 사실상의 서민 금융 역할을 했습니다.

즉 전세는 고금리와 금융 미발달이 만든 제도입니다. 그리고 그 두 조건이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기에는 집주인이 전세를 놓을 이유가 줄었습니다. 보증금을 받아도 이자가 거의 안 붙으니까요. 그래서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흐름이 커졌습니다.

고금리 시기에는 세입자 쪽이 어려워졌습니다.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만큼 나가니, 굳이 큰돈을 묶어둘 이유가 줄었습니다.

즉 금리가 낮아도 높아도 전세는 불리해지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2022년 이후의 전세 사고까지 겹치면서, 전세 자체를 피하려는 흐름이 생겼습니다. 7장에서 다룹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전세의 정체

전세보증금은 무이자 대출입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은행 대출은 이자를 내야 하고 DSR에 잡힙니다. 전세보증금은 이자가 없고 DSR에도 안 잡힙니다. 대신 만기에 원금을 통째로 돌려줘야 합니다.

그래서 전세는 대출 규제의 사각지대였습니다. 05편에서 본 LTV·DSR을 아무리 조여도, 전세를 끼고 사는 것은 막지 못했습니다. 03편에서 「정책이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로 전세를 꼽은 것이 이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 전세는 이자 없는 대신 만기가 짧고(2년) 원금 상환이 한 번에 오는 레버리지입니다. 대출보다 싸지만 훨씬 위험한 구조입니다. 2장에서 그 배수를 계산해봅니다.


02 · 갭투자

갭투자는 몇 배 레버리지인가

계산해보면 코인 선물보다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 아이 눈높이

10억짜리 집이 있는데 전세가 9억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1억만 있으면 이 집을 살 수 있어. 나머지 9억은 세입자가 맡긴 돈으로 채우는 거지.

이걸 갭투자라고 해.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갭)」만큼만 넣으니까.

집값이 10% 올라 11억이 되면? 전세는 그대로 9억이니까 내 몫은 2억. 1억이 2억이 됐어. 두 배야.

그런데 반대로 10% 떨어져 9억이 되면? 내 몫은 0원. 1억이 전부 사라졌어.

더 떨어지면? 집을 팔아도 세입자 돈을 다 못 돌려줘. 그러면 세입자가 피해를 봐. 이게 3·4장의 이야기야.

GAP · 실제 배수와 손익

전세가율을 올려보면 배수가 얼마나 빠르게 커지는지 보입니다.

10.0억원
80% · 8.0억원
+10%
실효 레버리지 배수—
내 돈 기준 수익률—
갭투자
—

단순화했습니다. 취득세·중개보수 같은 거래비용(01편)과 보유세(06편), 그리고 대출을 함께 쓴 경우를 뺐습니다. 실제로는 거래비용 때문에 필요한 자기자본이 더 크고, 배수는 조금 낮아집니다. 반대로 전세보증금 위에 대출까지 얹으면 배수는 훨씬 높아집니다.
코인 08편과 비교하면
전세가율 90%면 10배 레버리지입니다.
다만 강제 청산이 없는 대신 만기가 2년입니다.

대출 레버리지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

① 이자가 없습니다. 그래서 버티는 비용이 대출보다 훨씬 쌉니다. 05편에서 본 월 상환액이 아예 없습니다. 이게 갭투자가 매력적으로 보인 가장 큰 이유입니다.

② 대신 만기가 짧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30년이지만 전세는 2년입니다. 그리고 만기에 원금 전액을 돌려줘야 합니다. 대출처럼 나눠 갚는 게 아닙니다.

③ 갱신이 「재대출」입니다. 2년 뒤 새 세입자가 같은 금액 이상으로 들어오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전세 시세가 떨어지면 차액을 내가 메워야 합니다. 이게 역전세이고 3장의 주제입니다.

④ DSR에 안 잡힙니다. 그래서 대출 규제와 무관하게 여러 채를 살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수백 채를 보유한 사례가 나온 이유입니다.

「무자본 갭투자」가 가능했던 이유

전세가율이 100%에 가까우면 필요한 자기자본이 거의 0이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내 돈 없이 집을 살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잘 안 생깁니다. 전세가가 매매가에 근접하면 「차라리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세를 모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02편에서 본 신축 빌라의 시세 불투명성이 여기서 악용됐습니다 — 매매가를 부풀리고 전세가를 거기 맞추면, 실제로는 전세가가 진짜 시세를 넘어서는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집주인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집을 얻고, 세입자는 처음부터 돌려받을 수 없는 보증금을 넣게 됩니다. 4장의 구조입니다.


03 · 역전세

전세가가 떨어지면 무슨 일이

집값이 아니라 전세가가 떨어질 때 사고가 납니다.

🧒 아이 눈높이

2년 전에 5억에 전세를 놨어. 이제 만기라 세입자가 나가는데, 5억을 돌려줘야 해.

보통은 새 세입자한테 5억을 받아서 그걸로 돌려줘. 그런데 지금 전세 시세가 4억으로 떨어졌으면?

새 세입자는 4억만 낼 거야. 그러면 1억이 모자라. 그 1억은 집주인이 어디서든 구해와야 해.

그런데 갭투자로 산 사람은 애초에 돈이 별로 없었어. 그리고 여러 채를 갖고 있으면 채수만큼 곱해져. 10채면 10억이야.

못 구하면? 세입자가 못 나가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가. 이게 2022년 이후에 대규모로 일어난 일이야.

REVERSE · 만기에 얼마를 메워야 하나

보유 채수를 늘려보면 왜 개인이 감당할 수 없게 되는지 보입니다.

5.0억원
-20%
1채
한 채당 메울 금액—
전체 부담—
역전세
—

왜 2022년에 한꺼번에 터졌나

세 가지가 동시에 왔습니다.

① 전세가가 떨어졌습니다. 04편에서 본 대로 금리가 오르자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세입자들이 월세로 옮겨가면서 전세 수요가 줄었습니다.

② 2020~2021년의 고점 계약이 만기를 맞았습니다. 전세는 2년 주기입니다. 전세가가 가장 높던 시기에 맺은 계약이 정확히 2022~2023년에 만기가 돌아왔습니다. 그때 시세는 이미 떨어져 있었습니다.

③ 갭투자자들이 메울 돈이 없었습니다. 애초에 자기 돈을 거의 안 넣고 산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금리가 올라 대출로 메우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이 셋이 겹치면서 보증금 반환 사고가 대규모로 발생했습니다.

세입자가 알아야 할 현실

「집주인이 안 돌려주면 어떻게 하나」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답답합니다.

① 소송과 경매는 시간이 걸립니다. 임차권등기명령, 보증금반환청구소송, 강제경매까지 1~2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그동안 내 돈은 묶여 있습니다.

② 경매로 넘어가도 전액 회수가 안 될 수 있습니다. 02편의 계산기 그대로입니다. 낙찰가율을 곱하고 선순위를 빼면 남는 게 부족할 수 있습니다.

③ 이사를 못 갈 수 있습니다. 대항력을 유지하려면 전입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러면 새 집으로 옮기기 어렵습니다.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이사할 수 있지만 절차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하나입니다. 사고가 난 뒤의 대응은 전부 느리고 불완전합니다. 유일하게 효과적인 것은 계약 전에 거르는 것입니다. 5장이 그 방법입니다.


04 · 사기

전세사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우연이 아니라 설계된 구조였습니다.

SCHEME · 단계별로 따라가기

순서대로 눌러보세요. 각 단계에서 세입자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 표시됩니다.

단계
—

이 구조에서 반복되는 것 하나. 각 단계마다 세입자가 확인할 수 있었던 신호가 있었습니다. 시세, 등기부, 건축물대장, 전세가율,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 전부 계약 전에, 몇 천원으로, 몇 시간 안에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왜 놓쳤을까요. 급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안 하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 「이 조건은 흔치 않다」 — 코인 08편의 사기 패턴에서 본 그 수법이 여기서도 똑같이 쓰였습니다. 판단할 시간을 뺏는 것이 첫 번째 도구입니다.


05 · 실전

보증금을 지키는 순서

이 편에서 가장 실용적인 부분입니다. 순서대로 하세요.

CHECKLIST · 시점별로 할 일

각 시점에 무엇을, 왜 하는지입니다.

시점
—

SAFETY · 이 계약이 안전한가

02편 계산기의 전세 전용 버전입니다. 숫자를 넣어 확인하세요.

3.0억원
2.1억원
0원
70%
전세가율 (보증금+근저당) ÷ 시세—
경매 시 회수 가능액—
안전성
—

주의.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 경매 비용, 당해세 등을 뺀 단순 모형입니다. 그리고 「시세」를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 4장에서 본 대로 부풀려진 값을 시세로 믿는 것이 사고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여러 경로로 교차 확인하세요.

06 · 월세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로 돌리면

위험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 아이 눈높이

전세 5억이 부담스럽거나 불안하면, 보증금을 줄이고 대신 매달 조금씩 내는 방법이 있어. 이걸 반전세라고 해.

예를 들어 보증금을 5억에서 3억으로 줄이면, 줄어든 2억만큼 월세를 내는 거야. 얼마를 낼지는 전월세전환율이라는 걸로 정해.

좋은 점은 — 위험에 걸린 돈이 줄어들어. 만약 집주인이 못 돌려줘도 5억이 아니라 3억만 위험한 거니까.

나쁜 점은 — 매달 돈이 나가. 그리고 그 돈은 돌려받지 못해.

CONVERT ·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율은 「보증금 1억을 월세로 바꾸면 연 몇 %인가」입니다.

5.0억원
3.0억원
5.0%
4.0%
월세—
위험에 걸린 금액 변화—
전환
—

계산. 월세 = (줄인 보증금 × 전환율) ÷ 12. 전환율에는 법정 상한이 있지만 기준이 바뀌므로 슬라이더로 두었습니다. 비교용 전세대출 금리는 「그 돈을 빌려서 전세로 넣었다면 이자가 얼마였을까」를 보기 위한 것입니다 — 전환율이 대출금리보다 높으면 전세가, 낮으면 월세가 금전적으로 유리합니다.

07 · 전망

전세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줄어드는 방향인 것은 대체로 합의되어 있습니다.

줄어드는 이유

① 집주인의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고금리 시절에는 보증금을 굴려 이자를 얻었지만, 지금은 그 매력이 작습니다. 월세가 더 확실한 수입입니다.

② 세입자의 이유도 약해졌습니다.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와 비슷하거나 더 나가는 국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큰돈을 묶어둘 이유가 없습니다.

③ 사고 경험이 남았습니다. 2022년 이후 「전세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특히 빌라 전세를 기피하는 흐름이 뚜렷합니다.

④ 제도가 부담을 키웠습니다. 보증보험 가입 요건 강화, 임대사업자 의무 등으로 전세를 놓는 것 자체의 비용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공정하게 말하면 반대 방향의 힘도 있습니다.

① 아파트 전세는 여전히 수요가 있습니다. 사고 대부분은 비아파트에서 났습니다. 시세가 명확하고 보증보험도 잘 되는 아파트에서는 전세가 여전히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② 목돈은 있고 소득은 빠듯한 사람에게는 여전히 유리한 제도입니다.

③ 금리가 다시 낮아지면 전세대출 부담이 줄어 전세 수요가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상되는 방향은 「사라짐」이 아니라 「양극화」에 가깝습니다 — 아파트 전세는 유지되고, 비아파트 전세는 크게 줄어드는 형태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의 함의

전세가 줄면 03편에서 본 「증폭 장치」가 약해집니다. 갭투자가 어려워지면 상승기의 과열도, 하락기의 연쇄 사고도 줄어듭니다.

대신 매수에 필요한 자기자본이 커집니다. 전세를 못 끼면 대출로 채워야 하고, 그건 DSR에 잡힙니다(05편). 즉 규제의 사각지대가 좁아지는 것입니다.

한 줄로 — 전세가 줄어드는 것은 시장을 덜 뜨겁고 덜 위험하게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목돈 없이 집을 사는 길도 함께 좁아집니다. 양쪽 다 사실입니다.

0 / 11 확인함

이 편의 요약. 전세는 이자 없는 대신 만기가 2년이고 원금이 한 번에 오는 레버리지입니다. 전세가율 90%면 10배 레버리지이고, 값이 10%만 떨어져도 자기자본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위험은 집주인이 아니라 세입자에게 넘어갑니다. 사고가 난 뒤의 대응은 전부 느리고 불완전합니다. 그래서 계약 전 몇 시간이 전부입니다.

다음 편부터는 고르는 눈으로 넘어갑니다. 좋은 아파트를 고르는 법, 그리고 「좋은 아파트」와 「좋은 투자」가 다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