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은 방향은 자주 맞힙니다. 그런데 시점은 거의 못 맞힙니다. 투자에서는 그 차이가 전부입니다.
이 편은 계산보다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장기채를 들고 기다리는 입장이라면 특히 그렇습니다.
다룰 것은 세 가지입니다.
① 이미 가격에 들어 있다 — 시장이 예상하는 인하는 이미 반영되어 있습니다. 예상대로 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가격을 움직이는 것은 예상과의 차이뿐입니다.
② 방향이 맞아도 시점이 틀리면 견뎌야 한다 — 최종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그 사이에 더 오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손실은 그때 파는 데서 나옵니다.
③ 시간이 금리를 대신한다 — 이게 이 편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오래 버틸수록 필요한 금리 하락 폭이 작아집니다. 5장에서 계산합니다.
개념도로는 깔끔한데, 실제로 지금이 어느 국면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경기는 계절처럼 돌아간다고들 해.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지.
겨울(침체)에는 사람들이 무서워서 안전한 나라 채권으로 몰려. 그럼 채권값이 올라. 이때가 국채가 제일 좋은 때야.
봄(회복)에는 다시 주식이 좋아지고 채권은 시들해져. 여름(활황)에는 물가가 오르면서 채권이 제일 나쁜 때가 돼.
그럼 겨울이 오기 전에 채권을 사면 되겠네? 맞아. 그게 되면 말이지.
문제는 「지금이 가을인지 이미 겨울인지」를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는 거야. 달력이 없거든. 그리고 겨울이 6개월 뒤에 올지 2년 뒤에 올지도 몰라.
그래서 이 편의 진짜 주제는 「계절을 맞히는 법」이 아니라 「모르는 채로 어떻게 버티나」야.
각 국면에서 채권이 어떤 자리에 있는지입니다.
이걸 모르면 「인하했는데 왜 안 오르지」가 영원히 풀리지 않습니다.
시험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 모두가 「쟤는 100점일 거야」라고 생각한다고 해보자.
그런데 진짜 100점이 나왔어. 사람들이 놀랄까? 안 놀라. 이미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그럼 언제 놀랄까? 90점이 나왔을 때야. 100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으니 실망하지. 반대로 모두가 80점을 예상했는데 100점이 나오면 크게 놀라고.
채권도 똑같아. 사람들이 「곧 금리를 내릴 거야」라고 생각하면, 그 생각이 이미 지금 가격에 들어가 있어.
그래서 진짜로 내려도 값이 안 올라.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값이 움직이려면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되어야 해.
이게 「인하했는데 내 채권이 왜 안 오르지」의 진짜 답이야.
짧은 만기 금리와 기준금리를 비교하면 시장이 기대하는 인하 폭이 역산됩니다.
경기 지표가 나쁘게 나왔는데 장기채가 오히려 떨어지는 날이 있습니다. 이상해 보이지만 설명이 됩니다.
시장은 그보다 더 나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쁘지만 예상보다는 덜 나쁨」은 채권에 나쁜 소식입니다.
반대로 좋은 지표가 나왔는데 채권이 오르는 날도 있습니다. 「좋지만 예상만큼은 아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뉴스를 읽는 법이 달라집니다. 「지표가 좋았나 나빴나」가 아니라 「예상과 비교해 어땠나」를 봐야 합니다. 경제 지표 발표에 「예상치」가 항상 함께 붙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이 개인 투자자에게 주는 실질적 함의는 조금 씁쓸합니다 — 내가 뉴스를 보고 아는 시점에는 이미 가격에 들어가 있습니다. 뉴스로 앞서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는 편이 낫습니다.
솔직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채권 시장은 전문 기관이 지배하는 시장입니다. 국채 시장은 특히 그렇습니다. 개인이 정보나 분석으로 앞서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 개인이 채권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둘입니다.
① 이자를 받는 것 — 이건 맞히지 않아도 됩니다. 사서 들고 있으면 나옵니다. 01편 5장의 ①번 목적입니다.
② 남들이 못 하는 것을 하는 것 — 기관은 분기마다 성과를 평가받습니다. 그래서 몇 년을 버티기 어렵습니다. 개인은 평가받지 않으므로 버틸 수 있습니다. 이건 진짜 우위입니다.
다만 ②는 「버틸 수 있는 돈」일 때만 우위입니다. 급하게 쓸 돈이거나 심리적으로 못 견디는 크기라면 오히려 기관보다 불리합니다. 결국 얼마를, 어떤 성격의 돈으로 들고 있느냐가 전부입니다. 5장에서 이 점검을 합니다.
최종 목적지가 같아도 중간에 어디까지 내려가느냐가 결과를 정합니다.
최종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그 전에 먼저 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왜 그것이 고쳐지지 않는지입니다.
전부 구조적인 이유라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 편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계산입니다.
값이 많이 떨어졌으면 얼마나 올라야 본전일까?
−40%면 +40% 오르면 될까? 아니야. 100원이 60원이 됐으면, 다시 100원이 되려면 +67%가 필요해. 내려가는 것보다 올라오는 게 더 힘들어.
그런데 좋은 소식이 있어. 채권은 가만히 있어도 이자가 쌓여. 그래서 기다릴수록 필요한 상승 폭이 줄어들어.
계산해보면 이래. −40%를 지금 당장 회복하려면 금리가 3.85%p나 내려가야 해. 거의 불가능하지.
그런데 5년만 기다리면 1.84%p면 되고, 10년 기다리면 0.25%p면 돼. 거의 이자만으로 회복되는 거야.
그래서 진짜 질문은 「금리가 언제 내려갈까」가 아니라 「나는 몇 년을 버틸 수 있나」야.
기다리는 시간이 길수록 필요한 금리 하락 폭이 줄어듭니다.
쓸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돈일 것 — 3년 뒤 전세금이면 애초에 맞지 않습니다(04편).
전체 자산에서 작을 것 — 반토막이 나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는 크기.
왜 샀는지 지금도 유효할 것 — 이유가 바뀌었으면 결정도 다시 해야 합니다.
매일 보지 않을 것 — 몇 년 단위의 이야기를 매일 보면 버티기만 어려워집니다.
빌린 돈 — 이자를 내면서 기다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게임입니다.
레버리지 상품 — 2배·3배 상품은 버티는 것 자체가 손실입니다(09편).
「곧 오른다」는 기대에만 기댄 것 — 시점이 계속 미뤄지면 마음이 먼저 무너집니다.
비중이 너무 큰 것 — 클수록 작은 하락에도 팔고 싶어집니다.
이 장의 계산기는 전부 「본전까지 얼마가 필요한가」를 묻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 자체를 한 번 의심해볼 값어치가 있습니다.
「본전」은 내가 산 가격입니다. 시장은 그 숫자를 모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수익률과도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정확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 「이 돈을 지금 새로 투자한다면 이 자산을 고를 것인가?」 답이 예라면 들고 있는 것이 맞고, 아니오라면 손실 여부와 무관하게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렇게 못 합니다. 「본전만 오면 팔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작동합니다. 산 가격을 기준으로 이익과 손실을 나눠 보고, 손실을 확정하기 싫어서 판단이 미뤄집니다.
이것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조금 나아집니다. 그리고 「본전」이 아니라 「몇 년 뒤에 이 돈을 어디에 쓸 것인가」로 기준을 바꾸면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04편의 만기 매칭이 그 이야기였습니다.
이 트랙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전망을 맞히려 할 필요가 없습니다.
① 내가 든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 — 실물 채권인가 ETF인가, 선물로 만든 것인가, 듀레이션은 얼마인가, 환헤지가 되어 있는가. 07편과 08편이 이것입니다. 이걸 모르면 나머지 계산이 전부 어긋납니다.
② 이 돈은 언제 쓸 돈인가 — 쓸 시점이 정해져 있다면 듀레이션과 맞는지 보세요(04편). 안 맞으면 그건 저축이 아니라 베팅입니다.
③ 얼마나 더 떨어져도 팔지 않을 수 있는가 — 3장에서 계산한 중간 최저점을 견딜 수 있는 크기인지. 못 견딜 크기라면 줄이는 것도 정당한 결론입니다.
세 질문 모두 예측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전부 내가 답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이 세 개만 정리해도 대부분의 판단이 정리됩니다.
「금리가 언제 내려갈까」는 답이 없는 질문입니다. 이 편 전체가 그 이야기였습니다. 답이 없는 질문에 매달리는 대신 답할 수 있는 질문으로 옮기는 것이, 이 트랙이 제안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10편에서 이 세 질문을 함께 점검합니다.
맞히는 것보다 버티는 조건이 먼저입니다.
이 편의 요약. 채권 시장은 방향은 자주 맞히고 시점은 거의 못 맞힙니다. 그리고 맞힌 방향은 이미 가격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금리가 내려갈 것 같다」는 판단 자체로는 초과수익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남는가 — 이자와 버티는 힘입니다. 이자는 맞히지 않아도 나오고, 버티는 힘은 기관이 갖지 못한 개인의 진짜 우위입니다. 다만 그 우위는 「버틸 수 있는 돈」일 때만 성립합니다.
그리고 이 편에서 가장 실용적인 숫자 — −40% 손실을 지금 당장 되돌리려면 금리가 3.85%p 내려가야 합니다.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입니다. 그런데 5년을 버티면 1.84%p, 10년이면 0.25%p면 됩니다. 시간이 금리를 대신합니다.
그래서 물어야 할 질문이 바뀝니다. 「금리가 언제 내려갈까」가 아니라 「나는 몇 년을 버틸 수 있는가」입니다. 앞의 질문에는 아무도 답할 수 없고, 뒤의 질문에는 나만 답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은 07편 — 실물 채권과 ETF, 선물 ETF입니다. 이 트랙에서 가장 중요한 편일 수 있습니다. 「기다리면 원금이 돌아온다」가 상품에 따라 성립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장기채 ETF를 들고 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