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채권을 담아도 담는 그릇이 다르면 다른 물건이 됩니다. 가장 큰 차이는 하나 — 만기가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널리 퍼진 설명 하나를 먼저 정정하겠습니다.
「채권 ETF는 만기가 없어서 원금이 회복되지 않는다」 — 이 말은 과장입니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계산해보면, 금리가 오른 뒤 그 수준에 머무는 경우 개별 채권을 만기까지 든 결과와 ETF를 계속 든 결과가 거의 같습니다. 2장에서 직접 확인합니다.
그러면 만기의 유무는 무엇을 바꾸는가 — 「확정성」입니다. 개별 채권은 만기에 받을 금액이 정해져 있습니다. ETF는 어느 시점에도 정해진 금액이 없습니다. 30년 뒤에도 여전히 그때의 금리에 따라 값이 정해집니다.
이 차이가 결정적인 경우는 「쓸 날짜가 정해진 돈」입니다. 반대로 날짜가 없는 돈이라면 차이가 생각보다 작습니다. 어느 쪽인지가 판단을 가릅니다.
이름이 비슷해도 성격이 크게 다릅니다.
친구한테 빌려준 종이 한 장을 갖고 있는 것과, 여러 사람의 종이를 모아둔 바구니의 한 조각을 갖는 건 달라.
종이 한 장은 날짜가 적혀 있어. 그날이 오면 돈을 돌려받고 끝나. 중간에 값이 오르내려도 그날 받을 금액은 정해져 있지.
바구니는 달라. 관리하는 사람이 날짜가 가까워진 종이는 팔고 새로 긴 종이를 사 넣어. 그래서 바구니는 영원히 「긴 종이 바구니」로 남아. 끝나는 날이 없어.
그럼 바구니가 나쁠까? 꼭 그렇진 않아. 바구니 안에서도 이자는 계속 들어와. 다만 「이날 이만큼」이라고 정해진 게 없을 뿐이야.
그래서 이렇게 정리하면 돼. 쓸 날짜가 정해진 돈이면 종이 한 장, 날짜가 없는 돈이면 바구니도 괜찮아.
각각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입니다.
직접 계산해보면 흔한 설명과 다릅니다.
낮은 금리에 산 장기채가 금리 급등을 맞은 뒤 어떻게 되는지 비교합니다.
이 오해는 두 가지를 섞어서 생깁니다.
① 「가격이 액면가로 돌아온다」와 「손실이 회복된다」를 같은 말로 봅니다. 실물 채권의 가격이 만기에 100으로 수렴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내가 100에 샀다면 100으로 돌아와도 이익은 이자뿐입니다. 가격 수렴이 곧 손실 회복이 아닙니다.
② ETF에서 이자가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사라지지 않습니다. ETF가 담고 있는 채권들은 계속 이자를 지급하고, 그것이 분배금으로 나오거나 기준가에 반영됩니다. 연 5% 수익률의 채권을 담고 있으면 대략 연 5%가 쌓입니다.
2장 계산기에서 확인한 것이 이것입니다 — 금리가 고정되어 있으면 두 결과가 「거의」가 아니라 「정확히」 같습니다. 보수를 0으로 두면 차이가 0.0이 나옵니다. 우연이 아니라 항등식입니다 — 「채권을 몇 년 들고 이자를 재투자한 값」과 「그 채권 가격에 수익률을 그만큼 곱한 값」은 같은 계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진짜 차이는 무엇인가. 확정성입니다.
· 실물 채권 — 만기일의 금액이 지금 정해집니다. 그 사이 금리가 어떻게 되든 그날 받을 돈은 바뀌지 않습니다(부도만 없다면). 재투자 수익률만 불확실합니다.
· ETF — 어느 날에도 정해진 금액이 없습니다. 10년 뒤든 30년 뒤든 그때의 금리에 따라 값이 정해집니다. 영원히 금리 위험에 노출됩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이 돈을 언제 쓸 것인가」입니다. 04편의 만기 매칭이 그 이야기였습니다.
반대 방향도 봐야 균형이 맞습니다. ETF가 더 나은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① 분산 — 국채는 부도 위험이 없어 큰 의미가 없지만, 회사채라면 결정적입니다. 개인이 회사채를 수백 종목으로 분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03편).
② 접근성과 거래 비용 — 개인이 미국 30년 국채를 직접 사는 것은 계좌·환전·최소 단위·호가 스프레드 문제가 있습니다. ETF는 주식처럼 소액으로 살 수 있습니다.
③ 듀레이션이 유지됩니다 — 이건 양날입니다. 실물 채권은 시간이 가면 듀레이션이 저절로 줄어들어 금리 하락의 수혜도 줄어듭니다. ETF는 계속 30년 듀레이션을 유지해 금리가 언제 내려가든 같은 크기로 반응합니다.
③이 「금리 하락 베팅」에는 오히려 유리합니다. 01편 5장의 ③번 목적이라면 ETF가 더 맞는 도구일 수 있습니다. 언제 내려갈지 모르는데 듀레이션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 「날짜가 정해진 저축」이면 실물 채권이나 만기매칭 ETF, 「금리 방향에 거는 것」이면 일반 ETF입니다. 둘 다 정당한 선택이고, 섞어 쓰면 안 되는 것일 뿐입니다.
ETF가 계속 교체한다는 것은 비용이자 기회입니다.
만기가 짧아지면 그 만기의 금리로 값이 매겨집니다 — 곡선이 우상향이면 이득입니다.
| 구조 | 담는 것 | 만기 | 주의할 비용 | 맞는 목적 |
|---|---|---|---|---|
| 실물 채권 | 채권 자체 | 있음 | 매수 스프레드 · 환전 | 날짜가 정해진 저축 |
| 일반 채권 ETF | 실제 채권 다수 | 없음 | 운용보수 · 추적오차 | 분산 · 금리 방향 |
| 만기매칭 ETF | 같은 해 만기 채권들 | 있음 | 운용보수 | 날짜가 정해진 저축 |
| 선물형 ETF | 국채 선물 | 없음 (롤 반복) | 롤 비용 · 증거금 운용 | 단기 방향성 |
| 합성(스왑) ETF | 계약상 수익률 | 없음 | 거래상대 위험 · 스왑 비용 | 접근이 어려운 시장 |
| 레버리지 ETF | 선물·스왑 등 | 없음 | 변동성 끌림 · 일간 리셋 | 단기 매매만 |
| 환헤지형 (H) | 위 + 환 헤지 | 구조에 따름 | 헤지 비용 (금리차) | 환율을 빼고 금리만 |
← 표가 잘리면 옆으로 넘겨보세요 · 상품마다 세부 구조가 다르므로 설명서 확인 필요
여기서는 버티는 것 자체가 손실이 됩니다.
2배 상품은 「오늘 하루」 움직임의 두 배를 따라가. 오늘 1% 오르면 2% 오르고, 1% 내리면 2% 내려.
그럼 한 달 뒤에도 두 배일까? 아니야. 여기가 함정이야.
예를 들어보자. 원래 것이 −30% 떨어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해. 원래 것은 0%지?
그런데 2배 상품은 −26%가 되어 있어. 3배는 −77%야. 원래 것은 제자리인데 내 것만 사라진 거야.
왜 그럴까? 내려갈 때 두 배로 내려가면, 올라올 때 두 배로 올라도 부족하기 때문이야. 100에서 반 토막 나면 60이 아니라 두 배로 올라야 원래대로 되잖아.
그래서 이런 상품은 며칠짜리 매매용이고, 오래 들고 있으면 안 돼. 오래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천천히 잃는 방법이야.
기초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상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름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설명서에서 다섯 가지를 찾으세요.
각 항목이 어디에 적혀 있고 무엇을 뜻하는지입니다.
실물 채권을 그 만기로 직접 사거나
만기매칭 ETF(만기가 명시된 것)를 고릅니다.
핵심은 듀레이션 ≈ 쓸 시점입니다(04편).
일반 장기채 ETF는 이 목적에 맞지 않습니다.
일반 장기채 ETF가 오히려 적합합니다.
듀레이션이 계속 유지되어 언제 내려가든 같은 크기로 반응합니다.
대신 확정 금액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레버리지는 이 목적에도 맞지 않습니다 — 시점을 못 맞히면 끌림에 깎입니다.
같은 미국 장기국채에 투자해도 어디에 상장된 상품이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집니다. 기대 수익이 연 4~5%인 자산에서는 이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국내 상장 채권 ETF —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배당소득세가 붙습니다. 그리고 이 소득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에 포함됩니다(세금 트랙 07편).
해외 거래소 상장 ETF — 양도소득세 대상입니다. 연간 기본공제가 있고 손실과 이익을 합쳐 계산할 수 있으며, 분리과세라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신 5월에 직접 신고해야 합니다.
그래서 금액이 커질수록 해외 상장이 유리해지는 구간이 생깁니다 — 손익 통산과 분리과세 때문입니다. 반대로 금액이 작으면 국내 상장이 간편합니다.
연금계좌(연금저축·IRP)에 담으면 또 달라집니다 — 과세가 미뤄지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다만 담을 수 있는 상품이 제한되고 55세까지 묶입니다(세금 트랙 03편).
⚠️ 세법은 자주 바뀝니다. 위 내용은 구조이고, 세율·공제 한도·적용 대상은 반드시 최신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세금 트랙에서 반복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순서를 지키세요 — 세금 때문에 상품을 고르면 안 됩니다. 세금 트랙 07편의 「좋은 자산이 먼저, 계정은 그다음」이 여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듀레이션과 환헤지 여부가 세금보다 훨씬 큰 변수입니다.
이 편을 읽고 「내가 든 상품이 목적에 안 맞는다」는 결론이 났다면, 다음 질문은 「지금 갈아타야 하나」일 것입니다. 몇 가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① 손실 상태에서의 교체는 손실을 확정합니다. 다만 06편에서 봤듯 「본전」은 시장이 모르는 숫자입니다. 판단 기준은 「지금 새로 투자한다면 이걸 고를 것인가」여야 합니다.
② 비슷한 자산끼리 옮기는 것이라면 교체 비용이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미국 장기국채를 담은 다른 ETF로 옮기는 것은 듀레이션이 거의 같아 위험이 그대로입니다. 수수료만 나가고 성격은 안 바뀝니다.
③ 성격을 바꾸는 교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듀레이션 17짜리에서 5짜리로 옮기는 것은 위험의 크기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그건 정당한 결정일 수 있습니다. 다만 금리가 내려갈 때의 수혜도 같이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 트랙은 「사라」거나 「팔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건 돈의 성격과 본인의 상황이 정하는 것이고, 그 정보는 본인만 갖고 있습니다.
대신 이 트랙이 하는 일은 「무엇을 들고 있는지」와 「어떤 조건이면 어떻게 되는지」를 정확히 하는 것입니다. 그 둘이 분명해지면 결정은 훨씬 쉬워집니다. 10편에서 그 점검을 순서대로 함께 합니다.
과장도 안심도 아닌 정확한 그림입니다.
이 편의 요약. 「채권 ETF는 만기가 없어 원금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금리가 고정되어 있으면 실물 채권을 만기까지 든 것과 결과가 거의 같습니다. 둘 다 같은 채권에서 나오는 같은 이자를 받기 때문입니다.
진짜 차이는 「확정성」입니다. 실물 채권은 만기일의 금액이 지금 정해집니다. ETF는 어느 날에도 정해진 금액이 없고, 영원히 그때의 금리에 따라 값이 매겨집니다.
그래서 판단은 내 돈의 성격이 정합니다. 쓸 날짜가 있는 돈이라면 만기가 있는 상품이어야 하고, 그 경우 일반 장기채 ETF는 애초에 맞지 않는 도구입니다. 반대로 날짜가 없고 금리 방향에 거는 것이라면 ETF가 오히려 적합합니다 — 듀레이션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장기채 ETF를 들고 있다면 물어야 할 것은 「회복될까」가 아닙니다. 「이 돈에 쓸 날짜가 있는가」입니다. 없다면 ETF라는 선택 자체는 문제가 아니고, 06편의 계산대로 시간이 이자를 쌓아줍니다. 있다면 도구가 목적과 어긋나 있는 것이고, 그건 지금이라도 조정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다음 편은 08편 — 해외 채권과 환율입니다. 미국 채권을 한국에서 사면 금리와 환율 두 가지가 동시에 움직입니다. 그리고 환헤지형(H)과 언헤지형의 결과가 완전히 다릅니다. 내가 든 것이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