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을 한국에서 사면 움직이는 것이 둘이 됩니다. 그리고 둘은 더해지는 게 아니라 곱해집니다.
이 편에서 확인할 두 가지가 서로 반대 방향을 가리킵니다.
① 「미국 금리가 높아 유리하다」는 환헤지하면 사라집니다. 헤지 비용이 대체로 두 나라의 단기금리 차이만큼 들기 때문입니다. 미국 5%, 한국 3%라면 연 2%p가 비용으로 나가고, 남는 기대수익은 한국 금리 수준이 됩니다.
② 그렇다고 언헤지가 답도 아닙니다. 금리가 내려가 채권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달러가 약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면 기다리던 수익이 환율에 상쇄됩니다. 채권이 +25% 올라도 환율이 −15%면 원화로는 +6.3%입니다.
그래서 정답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이 편의 목적은 어느 쪽을 고르라가 아니라 내가 든 것이 어느 쪽이고, 각 국면에서 어떻게 되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지금 미국 채권 상품을 들고 있다면 오늘 당장 할 일 하나 — 상품 이름 끝에 「(H)」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둘 다 클 때는 차이가 무시할 수 없게 커집니다.
미국 채권을 사려면 먼저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해. 그리고 나중에 팔면 달러를 다시 원화로 바꿔야 하지.
그래서 내 돈이 두 번 영향을 받아. 채권값이 얼마나 변했나, 그리고 환율이 얼마나 변했나.
그런데 이 둘은 더하는 게 아니라 곱하는 거야. 왜냐면 채권이 오른 만큼 커진 달러 전체가 환율의 영향을 받거든.
예를 들어 채권이 +50% 오르고 환율이 −30% 내렸다고 해보자. 더하면 +20% 같지? 실제로는 +5%야. 1.5 × 0.7 = 1.05니까.
반대로 둘 다 같은 방향이면 더한 것보다 더 커져. 그래서 좋을 때는 더 좋고 나쁠 때는 더 나빠.
그리고 재미있는 게 하나 있어. 세상이 무서워지면 달러값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그럼 채권값이 떨어져도 환율이 좀 막아줘. 지난 몇 년이 실제로 그랬어.
채권과 환율이 어떻게 합쳐지는지입니다.
공짜로 환율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대가는 금리차입니다.
환율이 무서우면 「나중에 이 값에 바꿔줘」라고 미리 약속할 수 있어. 이게 환헤지야.
그런데 그 약속을 해주는 사람이 공짜로 해줄까? 아니지.
생각해보자. 미국은 이자가 5%인데 한국은 3%야. 그럼 누구나 원화를 빌려서 달러로 바꿔 미국에 넣고 나중에 다시 바꾸면 공짜로 2%를 벌겠지?
그런 공짜 돈은 시장에 남아 있지 않아. 그래서 「나중에 바꿔주는 약속」의 가격이 딱 그만큼 불리하게 정해져. 2%를 벌 수 있는 만큼 미리 2%를 떼어가는 거야.
그래서 결론은 이래. 미국 이자가 높아서 좋아 보여도, 환율을 막으면 그 차이가 거의 사라져. 남는 건 채권값이 오르내리는 부분뿐이야.
헤지 비용은 대체로 두 나라의 단기금리 차이만큼입니다.
비용만 보면 헤지가 손해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헤지가 없애는 것은 이익이 아니라 변동입니다.
환율은 예측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연 10~20%씩 움직이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채권의 기대 수익이 연 4~5%인데 환율이 그보다 몇 배 크게 움직이면, 내가 산 것은 채권이 아니라 사실상 환율이 됩니다.
그래서 「금리 판단이 맞았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헤지가 맞습니다. 환율이라는 큰 잡음을 걷어내야 채권 판단의 결과가 보입니다.
정리하면 선택은 이렇게 갈립니다.
· 「금리에 대한 판단」만 하고 싶다 → 헤지형(H). 비용을 내고 환율을 지웁니다.
· 「달러 자산을 갖고 싶다」 → 언헤지. 환율까지 포함해 원화 자산의 반대편에 두는 것입니다.
둘 다 정당합니다. 문제는 「금리 판단을 했는데 결과는 환율이 정하는」 상태입니다. 그건 어느 쪽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원화 투자자에게 달러 자산에는 특별한 성질이 하나 있습니다. 세계가 불안해지면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경향입니다.
그러면 주식이 떨어지는 국면에서 달러 자산의 원화 가치가 올라 손실을 완충합니다. 이것을 자연 헤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2022년이 그 사례였습니다. 미국 장기국채가 달러 기준으로 크게 떨어졌지만, 원/달러가 올라 원화 기준 손실이 줄었습니다. 1장 계산기의 기본값이 그 상황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결정적인 반전이 있습니다. 금리가 내려가 채권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대체로 달러가 약해집니다. 위험 선호가 돌아오고 미국 금리 우위가 줄기 때문입니다.
즉 언헤지 달러 채권은 손실 국면에서 완충해주는 대신, 회복 국면에서는 수익을 갉아먹는 구조일 수 있습니다. 3장에서 이 비대칭을 계산합니다. 지금 언헤지 미국 장기채를 들고 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국면에서는 언헤지가 불리할 수 있습니다.
각 국면에서 채권과 환율이 어느 쪽으로 가는 경향인지입니다.
금리에 대한 판단만 하고 싶을 때 — 환율 잡음을 걷어냅니다.
이미 달러 자산이 많을 때 — 더 늘릴 이유가 없습니다.
쓸 돈이 원화로 정해져 있을 때 — 환율 위험을 지면 안 됩니다.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높을 때 — 헤지 비용이 오히려 이익이 됩니다.
달러 자산 비중을 늘리고 싶을 때 — 환율까지가 목적입니다.
원화 자산이 대부분일 때 — 위기 시 완충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헤지 비용이 클 때 —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많이 높은 국면.
매우 긴 기간을 볼 때 — 환율은 아주 긴 기간에는 되돌아오는 경향이 있다고 보는 관점.
3장의 국면표를 보면 「어느 국면이 올지 맞히면 되겠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환율 예측은 금리 예측보다 더 어렵습니다.
왜 그런가 — 금리는 한 나라의 사정으로 상당 부분 설명됩니다. 환율은 두 나라의 사정이 동시에 작용하고, 거기에 무역·자본 흐름·정책·심리가 겹칩니다. 변수가 배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06편에서 본 문제가 여기서도 그대로 반복됩니다 — 시장이 예상하는 것은 이미 환율에 들어 있습니다. 그것이 선물환율이고, 2장에서 본 헤지 비용의 정체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접근하는 편이 낫습니다.
· 「어느 쪽이 유리할까」를 맞히려 하지 말고, 「내가 하려는 것이 무엇인가」로 정하세요. 금리 판단이면 헤지형, 달러 자산 보유면 언헤지입니다.
· 정하기 어렵다면 나누는 것도 방법입니다. 헤지형과 언헤지형을 섞으면 어느 국면에서도 극단으로 가지 않습니다. 04편의 사다리와 같은 발상입니다.
· 확실한 것 하나 — 쓸 돈이 원화로 정해져 있다면 환율 위험을 지면 안 됩니다. 이건 예측의 문제가 아니라 목적의 문제입니다.
지금 미국 장기채에서 손실이 나 있다면, 그 손실이 채권 때문인지 환율 때문인지 나눠보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언헤지 상품이라면 — 지난 몇 년간 원/달러가 올랐다면 환율은 이미 도와준 것입니다. 즉 채권 자체의 손실은 지금 보이는 것보다 컸습니다. 1장 계산기에 내 손실률과 그 기간의 환율 변동을 넣어 달러 기준 손실이 얼마였는지 역산해보세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옵니다 — 앞으로 금리가 내려가 채권이 오를 때, 환율이 되돌아오면 어떻게 되나. 3장의 세 번째 국면이 그것입니다. 환율이 이미 도와준 만큼 되돌려줄 여지도 있습니다.
이것을 계산에 넣지 않으면 회복 시나리오가 지나치게 낙관적이 됩니다. 06편에서 「−40%를 5년 버티면 금리 1.87%p 하락이면 된다」고 계산했는데, 언헤지라면 거기에 환율이 곱해집니다. 같은 금리 하락이 와도 환율이 −10%면 원화 회복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헤지형이라면 그 걱정은 없습니다. 대신 매년 헤지 비용이 나가고 있습니다. 2장에서 그 크기를 확인하세요. 어느 쪽이든 「내가 무엇을 들고 있는지」를 알면 계산이 정확해집니다. 10편에서 이 점검을 순서대로 합니다.
같은 「선진국 국채」인데 성격이 꽤 다릅니다.
각 시장이 무엇 때문에 다르게 움직이는지입니다.
| 시장 | 주된 성격 | 환율 문제 | 주의할 점 |
|---|---|---|---|
| 미국 국채 | 세계의 기준 · 유동성 최고 | 원/달러 · 자연 헤지 경향 | 재정적자와 발행량 |
| 일본 국채 | 초저금리가 오래 지속 | 원/엔 · 변동이 큼 | 정책 전환 시 급변 |
| 유럽 국채 | 나라마다 신용이 다름 | 원/유로 | 자국 통화를 발행하지 못함(03편) |
| 신흥국 국채 | 금리가 높음 | 통화 위험이 큼 | 현지통화형과 달러표시형이 전혀 다름 |
| 한국 국고채 | 환율 위험 없음 | — | 미국 금리에 크게 영향받음 |
← 표가 잘리면 옆으로 넘겨보세요 ·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일반적 경향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확인은 딱 하나입니다.
이 편의 요약. 해외 채권을 사면 두 개가 곱해집니다 — 채권 가격과 환율. 그리고 환율을 지우는 데는 비용이 듭니다. 그 비용이 대체로 두 나라의 단기금리 차이라서, 「미국 금리가 높아 유리하다」는 헤지하면 남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언헤지가 답도 아닙니다. 언헤지 달러 채권은 손실 국면에서 완충해주지만, 금리가 내려가 회복하는 국면에서는 달러가 약해져 수익을 갉아먹을 수 있습니다. 기다리던 일이 왔는데 원화로는 별로인 상황이 실제로 가능합니다.
그래서 이 편의 결론은 「어느 쪽이 낫다」가 아닙니다. 「내가 하려던 것이 무엇인가」입니다. 금리 판단이 목적이면 헤지형이 그 판단을 깨끗하게 검증해주고, 달러 자산 보유가 목적이면 언헤지가 맞습니다. 문제는 금리 판단을 했는데 결과는 환율이 정하는 상태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확인은 하나입니다 — 내 상품 이름 끝에 (H)가 있는가. 그것만 알아도 지난 2년의 손익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가 설명되고,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는지가 정해집니다.
다음 편은 09편 — 채권에서 돈을 잃는 여섯 가지 방법입니다. 01편부터 08편까지 흩어져 있던 위험들을 실제로 손실이 나는 경로로 다시 묶습니다. 그리고 10편에서 지금 상황을 순서대로 점검하며 트랙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