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같은 「금리」라는 단어를 쓰지만 움직이는 힘이 다릅니다. 그래서 기준금리를 내려도 장기금리는 안 내려갈 수 있습니다.
장기채를 들고 있다면 이 편이 가장 실용적입니다.
흔한 기대는 이렇습니다 —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내 장기채가 오르겠지.」 절반만 맞습니다.
중앙은행이 직접 정하는 것은 「단기」 금리입니다. 장기금리는 시장이 따로 정합니다. 그래서 기준금리 인하가 장기금리에 거의 전달되지 않거나, 심지어 반대로 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국면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중앙은행이 인하를 시작했는데 장기금리는 오히려 올라간 경우입니다. 이 편에서는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와 그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이 한 문장이 둘의 차이 전부입니다.
내일 날씨랑 10년 뒤 날씨는 아는 방법이 완전히 다르지?
내일 날씨는 지금 하늘을 보면 거의 맞아. 단기금리도 그래 — 중앙은행이 「이번 달은 3%」라고 정하면 그게 거의 그대로야.
그런데 10년 뒤 날씨는 아무도 못 정해. 「대충 이럴 것 같다」고 예상할 뿐이지. 장기금리도 그래.
장기금리는 「앞으로 10년 동안 단기금리가 평균 얼마쯤 될까」를 사람들이 예상해서 만든 숫자야. 여기에 「오래 묶이는 게 불안하니까 조금 더 달라」는 몫이 더해져.
그래서 이런 일이 생겨. 중앙은행이 이번 달 금리를 내렸는데, 사람들이 「그래도 앞으로 10년 평균은 비슷하겠는데?」라고 생각하면 장기금리는 안 내려가.
심지어 「금리를 너무 내려서 나중에 물가가 오르겠는데」라고 생각하면 장기금리가 오히려 올라가. 진짜로 일어나는 일이야.
두 금리를 움직이는 힘이 어떻게 다른지입니다.
답은 「전달되는 만큼」이고, 그 정도는 만기마다 다릅니다.
기준금리가 움직였을 때 각 만기의 금리가 얼마나 따라가는지가 전달 계수입니다.
계산기에서 전달 계수를 음수로 놓아보세요. 기준금리는 내렸는데 장기금리는 올라 장기채가 떨어지는 상황이 나옵니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고, 원인은 대체로 셋 중 하나입니다.
①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시장이 「너무 일찍, 너무 많이 내렸다」고 보면 앞으로의 물가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장기금리에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들어 있으므로(3장) 그만큼 올라갑니다.
② 국채 공급 증가. 정부가 빚을 많이 내면 시장에 국채가 쏟아집니다. 사는 쪽 입장에서는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됩니다. 이건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부분이 아닙니다.
③ 경기가 생각보다 좋을 때. 인하를 했는데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시장은 「인하가 곧 멈추거나 되돌려질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장기금리는 오히려 오릅니다.
여기서 실전 결론이 나옵니다. 장기채를 들고 있다면 기준금리 발표를 보는 것보다 「장기금리 자체」를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내 자산의 가격을 정하는 것은 기준금리가 아니라 그 만기의 시장금리이기 때문입니다.
확인하는 법 — 미국 10년물·30년물 국채 금리는 무료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기준금리 뉴스보다 이 숫자가 내 계좌와 직결됩니다.
대칭적으로 기준금리가 그대로인데 장기금리만 내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 침체 신호가 나올 때 — 시장이 「곧 크게 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면, 인하가 실제로 일어나기 전에 장기금리가 먼저 내려갑니다.
· 안전자산 수요가 몰릴 때 — 위기 국면에서 국채로 돈이 몰리면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내려갑니다.
· 물가 기대가 낮아질 때 —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장기금리의 기대 인플레이션 부분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장기채의 상승은 「인하 발표」가 아니라 「인하 기대의 형성」에서 옵니다. 그리고 기대는 발표보다 훨씬 먼저 움직입니다. 발표를 보고 사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06편에서 이 시차를 다룹니다.
어느 조각이 움직였는지 알면 다음에 무엇을 볼지가 정해집니다.
세 조각의 합이 장기금리입니다. 어느 것이 움직여도 가격에는 똑같이 반영됩니다.
채권에서 가장 강력하면서 가장 덜 알려진 사실입니다.
채권에는 서로 반대인 위험이 두 개 있어.
① 값이 떨어질 위험 — 금리가 오르면 값이 떨어져. 이건 아까부터 계속 본 거야.
② 이자를 낮게 굴려야 할 위험 — 금리가 내리면 받은 이자를 낮은 금리로만 다시 넣을 수 있어. 이것도 손해야.
그런데 이 둘은 정반대 방향이지? 금리가 오르면 ①은 손해인데 ②는 이득이야. 내리면 반대고.
그래서 신기한 일이 생겨. 내가 돈을 쓸 시점과 채권의 「무게중심(듀레이션)」을 맞추면, 두 위험이 서로를 지워버려. 금리가 어떻게 되든 결과가 거의 똑같아져.
반대로 5년 뒤에 쓸 돈으로 30년짜리를 사면 두 위험이 안 지워져. 금리에 따라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져. 아래에서 확인해보자.
같은 금리 변화인데 만기를 어떻게 골랐느냐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가격이 거의 안 흔들립니다. 듀레이션이 짧아 금리가 움직여도 손실이 작습니다.
금리 상승기에 유리합니다. 만기가 금방 돌아와 높아진 금리로 다시 넣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시점에 쓸 돈에 맞습니다.
대신 — 금리가 내려가면 재투자 수익률이 계속 낮아집니다.
금리 하락에서 크게 오릅니다. 듀레이션이 길어 보상이 큽니다.
높은 금리를 오래 고정합니다. 지금 4~5%를 30년 동안 확정할 수 있습니다.
침체 국면에서 방어합니다 — 인플레이션이 원인이 아닐 때(03편).
대신 — 금리가 오르면 주식만큼 떨어집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가장 취약합니다.
같은 돈을 10년 동안 채권에 둔다고 해봅시다. 방법이 둘입니다.
① 1년물을 열 번 굴리기 — 매년 만기가 돌아오면 그때의 금리로 다시 넣습니다.
② 10년물을 한 번 사서 들고 있기 — 지금의 금리를 10년 동안 고정합니다.
금리가 그대로라면 결과가 같습니다. 갈리는 것은 금리가 움직일 때입니다.
· 금리가 오르면 → ①이 유리합니다. 매년 높아진 금리로 갈아탑니다.
· 금리가 내리면 → ②가 유리합니다. 높았던 금리를 이미 고정해뒀습니다.
4장의 계산기에서 목표 20년, 만기 1년으로 놓으면 ①에 가까운 그림이 나옵니다. 금리가 오를수록 결과가 좋아지는 우상향 선입니다. 반대로 목표 5년, 만기 30년은 금리가 내릴수록 좋아지는 정반대 선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①이 「안전」하고 ②가 「위험」한 것이 아닙니다. 둘은 반대 방향의 위험을 집니다. ①은 금리 하락 위험(재투자), ②는 금리 상승 위험(가격)입니다. 어느 쪽도 위험이 없지 않습니다.
위험을 정말로 줄이려면 「목표 기간에 듀레이션을 맞추는 것」이고, 그것이 4장의 결론입니다.
실전에서 흔히 쓰는 방법이 사다리입니다. 돈을 여러 만기에 나눠 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2·3·4·5년물에 5분의 1씩 넣습니다. 그러면 매년 하나씩 만기가 돌아오고, 그 돈을 다시 5년물로 넣습니다.
장점
· 매년 현금이 돌아옵니다 — 필요하면 쓰고, 아니면 굴립니다
· 금리 방향을 맞힐 필요가 없습니다 — 오르면 새로 넣는 돈이 이득, 내리면 이미 넣은 돈이 이득
· 평균 듀레이션이 중간이라 가격 변동이 극단적이지 않습니다
· 「언제 사야 하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 시점 분산이 자동입니다
단점 — 어느 방향이든 최고 성적은 못 냅니다. 금리가 크게 내려가면 장기채를 몰빵한 쪽이 훨씬 낫습니다.
어느 쪽이 맞나. 이 트랙에서 반복한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 「나는 어느 게임을 하고 있는가」(01편 5장)입니다.
금리 방향에 걸겠다면 장기채를 몰아서 드는 것이 맞습니다. 대신 그것이 베팅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버틸 수 있는 크기로 해야 합니다.
그냥 안정적으로 이자를 받겠다면 사다리나 만기 매칭이 맞습니다. 맞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둘을 섞는 것도 됩니다 — 예를 들어 대부분은 사다리로, 일부만 장기채로. 그러면 방향이 맞으면 이득을 보고, 틀려도 전체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부동산·주식 트랙에서 반복한 「버티는 힘」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장기채를 들고 있다면 볼 곳이 바뀝니다.
| 이럴 때 | 단기금리 | 장기금리 | 장기채 가격 |
|---|---|---|---|
| 중앙은행 인하 · 시장도 동의 | 하락 | 하락 | 상승 |
| 중앙은행 인하 · 인플레 우려 | 하락 | 상승 가능 | 하락 가능 |
| 인하 없이 침체 신호만 | 그대로 | 하락 | 상승 |
| 국채 공급 급증 | 그대로 | 상승 | 하락 |
| 경기 지표 예상보다 강함 | 그대로 | 상승 | 하락 |
| 물가 기대 하락 | 그대로 | 하락 | 상승 |
| 내가 봐야 할 숫자 | — | 10년·30년물 금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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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의 요약. 기준금리와 장기금리는 다른 숫자입니다. 중앙은행은 앞의 것을 정하고, 뒤의 것은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예상해서 만듭니다. 그래서 둘은 자주 따로 움직이고, 가끔 반대로도 갑니다.
장기채를 들고 있다면 봐야 할 것이 바뀝니다. 기준금리 인하 뉴스가 아니라 10년·30년물 금리 자체입니다. 그 숫자가 내 계좌와 직결됩니다.
그리고 4장이 이 트랙에서 가장 실용적인 부분일 수 있습니다. 「이 돈을 언제 쓸 것인가」에 만기를 맞추면 금리가 어떻게 되든 결과가 거의 확정됩니다. 반대로 목표 기간보다 훨씬 긴 채권을 사면 그건 저축이 아니라 금리 방향에 대한 베팅입니다. 어느 쪽인지 스스로 분명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편은 05편 — 수익률곡선과 금리 스프레드입니다. 지금까지는 만기 두세 개만 봤지만, 모든 만기의 금리를 한 줄로 이으면 「곡선」이 되고 그 모양이 경기에 대해 말해줍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왜 그렇게 주목받는지도 거기서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