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은 수만 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 서로 다른 일을 하려는 것은 몇 종류 되지 않습니다. 이 편에서는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이 각각 무엇을 목표로 만들어졌는지 보고, 나머지를 유형별로 정리합니다. 그리고 그 많던 코인들이 어디로 갔는지도 확인합니다.
숫자를 보면 이 시장의 성격이 바로 드러납니다.
앞 편에서 「누구나 10분이면 코인을 만들 수 있다」고 했지? 그러면 어떻게 될까?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져.
지금 세상에는 코인이 수만 개가 있어. 그런데 그중에 실제로 사람들이 쓰거나 거래하는 건 아주 일부야. 나머지는 만들어놓고 아무도 안 쓰는 상태로 남아 있어.
비유하자면 누구나 공짜로 가게를 낼 수 있는 시장 같은 거야. 가게는 수만 개인데 손님이 있는 가게는 몇십 곳뿐인 거지. 그러니까 「코인이 몇 개다」보다 「손님이 있는 곳이 어디냐」가 훨씬 중요해.
시장의 집중도가 얼마나 극단적인지 보여주는 개념도입니다.
코인 시장은 극단적으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각 구간을 눌러 확인하세요.
원래 목표는 결제였지만, 지금의 서사는 가치 저장입니다.
블록체인의 원조이며 지금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기술적으로는 가장 단순하고, 그래서 가장 덜 고장 납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같은 복잡한 기능이 없는 것이 약점이자 강점입니다.
비트코인은 가장 먼저 나왔고, 가장 단순해. 할 수 있는 게 「돈 보내기」밖에 없어. 그런데 바로 그게 강점이기도 해 — 단순하니까 고장 날 데가 적거든.
지금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부르는 이름은 「디지털 금」이야. 금처럼 양이 정해져 있고, 캐내기 어렵고, 누가 마음대로 더 만들 수 없으니까.
그런데 원래 목표는 그게 아니었어. 백서 제목은 「전자화폐」였거든. 결제에 쓰기엔 느리고 비싸서 용도가 바뀐 거야. 이게 발전인지 실패인지는 사람마다 답이 달라.
강점 — 십수 년간 한 번도 중단되지 않고 돌아갔습니다. 규칙이 거의 바뀌지 않아 예측 가능합니다. 참여자가 가장 많아 공격 비용도 가장 큽니다. 그리고 가장 널리 알려져 있어 유동성이 좋습니다.
약점 — 초당 처리할 수 있는 거래가 매우 적습니다. 수수료가 혼잡도에 따라 크게 뜁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없어 그 위에 무언가를 올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바꾸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보수적인 것이 안정성이자 경직성입니다.
「비트코인만이 유일하게 의미 있고 나머지는 전부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이렇게 부릅니다. 근거는 「네트워크 효과는 하나로 수렴한다」와 「나머지는 대부분 만든 사람이 이익을 챙기는 구조」입니다.
일부는 설득력이 있고 일부는 과합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유용한 관점이 하나 있습니다 — 「이 코인이 비트코인보다 나은 점이 무엇이고, 그 대가로 무엇을 포기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코인은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합니다.
앞 편에서 자세히 봤으니, 여기서는 「자산으로서 무엇인가」에 집중합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처음으로 널리 실현했습니다. 토큰·NFT·DeFi 대부분이 이더리움 위에서 시작됐고, 지금도 가장 많은 개발자와 서비스가 모여 있습니다. 2022년에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전환했습니다.
비트코인이 「금」이라면 이더리움은 「석유」에 가까워. 그 자체로 값어치가 있다기보다, 무언가를 돌리는 데 쓰이는 연료거든.
이더리움 위에서 뭔가를 하려면 반드시 이더로 수수료를 내야 해. 그러니까 이더리움 위에서 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이더가 더 많이 필요해져. 이게 이더 가치의 근거로 이야기되는 부분이야.
반대로 말하면 이더리움 위에서 아무도 아무것도 안 하면 이더는 쓸 데가 없어져. 그래서 이더는 「이 플랫폼이 계속 쓰일 것인가」에 거는 것에 가까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같은 「코인」이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비트코인은 「이 자산의 희소성을 사람들이 계속 인정할 것인가」에 걸려 있습니다. 사용량과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이더리움은 「이 플랫폼이 얼마나 쓰이는가」에 더 직접 연결됩니다. 네트워크가 많이 쓰이면 수수료 소각이 늘어 총량이 줄고, 스테이킹 보상의 근거도 커집니다. 주식으로 치면 사용량이 실적처럼 작동하는 면이 있습니다.
다만 주식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 이더 보유자에게 배당이나 청산 시 잔여재산 청구권 같은 법적 권리는 없습니다. 「사용량이 늘면 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메커니즘에 근거한 기대이지 계약된 권리가 아닙니다.
이더리움이 느리고 비싸다는 문제를 노린 경쟁 체인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대체로 더 빠르고 싼 대신 검증자 수가 적거나 참여 장벽이 높습니다. 앞 편의 트릴레마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이더리움 자신도 레이어2로 이 문제를 풀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빠른 별도 체인이 이길까, 이더리움 + 레이어2가 이길까」입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앞의 둘과 지향점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리고 회사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이더리움과 달리 채굴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정해진 양이 전부 발행되어 있었고, 리플랩스라는 회사가 상당량을 보유하며 개발을 주도해왔습니다. 목표 고객이 개인이 아니라 금융기관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한국 돈을 브라질 돈으로 바꿔서 보내려면 은행 여러 곳을 거쳐야 하고, 며칠이 걸리고, 수수료도 많이 들어. 서로 직접 거래하는 통로가 없어서 달러를 거쳐 가는 경우가 많거든.
리플은 이걸 「중간에 다리를 하나 놓자」는 아이디어로 풀려고 했어. 한국 돈 → XRP → 브라질 돈. 몇 초 만에 끝나게.
그런데 앞의 둘과 아주 다른 점이 있어. 비트코인은 주인이 없는데, XRP는 만든 회사가 있어. 그 회사가 코인을 많이 갖고 있고 방향도 정해. 은행이 싫어서 만든 게 아니라 은행에 팔려고 만든 셈이야.
비트코인의 출발점은 「기관을 믿지 말자」였습니다. XRP는 반대로 「기관이 더 잘 쓰게 하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같은 잣대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비판하는 쪽은 「회사가 대량 보유하고 방향을 정하면 그건 탈중앙이 아니다」라고 봅니다. 옹호하는 쪽은 「애초에 탈중앙이 목표가 아니었고, 실제 송금 문제를 푸는 게 목표」라고 봅니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건 이 논쟁의 승패가 아니라, 이 구조에서 나오는 구체적 위험입니다 — 회사가 보유 물량을 시장에 내놓으면 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주식 트랙에서 본 「대주주 지분과 락업」과 같은 문제입니다.
XRP는 미국 규제 당국과의 소송으로 오랫동안 화제였습니다. 쟁점은 「XRP 판매가 증권 판매에 해당하는가」였습니다. 이 문제는 XRP 하나만의 이슈가 아니라 대부분의 코인에 적용될 수 있는 질문이라 업계 전체가 주목했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판매 방식에 따라 판단이 갈리는 결과가 나왔고, 이후에도 절차가 이어졌습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규제와 소송은 계속 진행되고 결론이 바뀝니다. 이 문서는 「규제 판단이 코인 가격에 큰 변수가 된다」는 구조를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며, 특정 사건의 현재 상태는 최신 자료로 확인하세요.
코인마다 「무엇을 하려는가」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래서 「좋은 코인」이라는 단일한 기준이 없습니다. 비트코인의 잣대로 XRP를 재면 이상해 보이고, XRP의 잣대로 비트코인을 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물어야 할 질문은 「이 코인이 풀려는 문제가 진짜 문제인가」, 「그 문제를 이 방식으로 푸는 게 최선인가」, 그리고 「그 성공이 이 코인의 가치로 이어지는 경로가 있는가」입니다. 마지막 질문이 가장 자주 빠집니다.
| 비트코인 (BTC) | 이더리움 (ETH) | 리플 (XRP) | |
|---|---|---|---|
| 태어난 목적 | 관리자 없는 화폐 | 누구나 프로그램을 올리는 공용 컴퓨터 | 기관 사이 국제 송금의 중간 다리 |
| 지금의 쓰임 | 주로 가치 저장 (「디지털 금」) | 플랫폼 연료 + 스테이킹 자산 | 송금·거래 매개, 실사용은 논쟁적 |
| 발행 상한 | 2,100만 개로 고정 | 상한 없음 · 수수료 소각 있음 | 처음부터 전량 발행 |
| 새 코인이 나오는 방식 | 채굴 보상 (반감기로 감소) | 스테이킹 보상 (소각과 상쇄) | 새로 나오지 않음 · 보유 물량이 풀림 |
| 중심 주체 | 없음 | 재단이 있으나 영향력은 제한적 | 회사가 대량 보유하고 개발을 주도 |
| 가치의 근거로 이야기되는 것 | 희소성과 오래 버틴 신뢰 | 네트워크 사용량 | 송금 채택 여부 |
| 가장 큰 위험 | 서사가 흔들리면 근거가 얇아짐 | 경쟁 체인·레이어2 판도 변화 | 보유 물량 출회 · 규제 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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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개라도 하는 일로 나누면 몇 갈래뿐입니다.
각 유형이 무엇을 하려는지, 그리고 어떤 위험이 따라오는지입니다.
분류가 왜 중요한가. 유형이 다르면 봐야 할 것이 완전히 다릅니다. 레이어1은 「검증자가 몇이고 얼마나 쓰이는가」를, 스테이블코인은 「담보가 진짜 있는가」를, 밈코인은 「애초에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사는가」를 봐야 합니다.
주식 트랙에서 은행에는 PBR, 소프트웨어에는 PER을 쓴 것과 같습니다 — 대상이 다르면 자도 달라야 합니다.
이 편에서 가장 중요한 장입니다.
몇 년 전에 인기 1등이던 딱지를 기억해? 지금은 아무도 안 갖고 놀지. 그런데 그때는 모두가 그게 영원할 거라고 생각했어.
코인도 그래. 몇 년 전 순위 10위 안에 있던 코인들 중 상당수는 지금 이름조차 잘 안 들려. 완전히 사라진 것도 많고.
중요한 건 이거야 — 그때 그 코인들도 다 「이유」가 있었어. 기술이 대단하다고 했고, 유명한 사람들이 지지했고, 미래가 밝다고 했어. 지금 화제인 코인들과 똑같이.
버튼을 눌러 각 관점을 확인하세요. 주식 트랙의 「자동차 회사 수백 개」 이야기와 같은 구조입니다.
이 시장에서 여러 사이클을 넘기며 상위권을 유지한 것은 극소수입니다. 대부분은 한 사이클의 주인공으로 끝났습니다.
그래서 「지금 잘 나가는 코인」과 「오래 갈 코인」은 다른 질문입니다. 그리고 후자를 맞히는 것은 전문가들도 거의 못 했습니다.
주식 트랙에서 「자동차는 대성공했지만 자동차 회사 대부분은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코인은 같은 일이 훨씬 빠르고 극단적으로 일어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 진입 장벽이 없고(누구나 만들 수 있고), 실적이라는 검증 장치가 없고(매출·이익이 없으니), 상장 심사가 없거나 약합니다. 주식이라면 걸러졌을 것들이 그대로 시장에 나옵니다.
이름과 홍보 문구를 걷어내고 남는 실질을 보는 질문들입니다.
이 편의 요약. 코인은 수만 개지만 하는 일로 나누면 몇 갈래이고, 그중 여러 사이클을 살아남은 것은 극소수입니다.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은 목표 자체가 서로 달라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트랙이 반복하는 이야기 — 기술의 성공과 그 자산의 성공은 다른 문제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가격이 흔들리지 않도록 만든 코인, 즉 스테이블코인을 봅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어떻게 며칠 만에 무너졌는지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