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선물을 「지수를 사는 다른 방법」으로 봤습니다. 이 편은 선물이 원래 만들어진 이유입니다. 가진 것의 위험을 줄이는 것 — 헤지입니다.
시장 위험을 완전히 헤지하면, 남는 것은 예금 이자뿐입니다.
지수 바구니 400어치 + 선물 1단위 매도 (금리 3.5%, 90일) → 만기에 지수가 300이 되든 500이 되든 결과는 403.45 = 예금에 넣은 것과 같습니다.
헤지는 위험만 골라서 없애는 마법이 아니라, 위험과 함께 위험의 대가(초과 수익)도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럼 헤지는 쓸모없나 — 아닙니다. 「지금 당장 팔 수는 없는데 위험은 줄이고 싶을 때」 쓸모가 있습니다. 세금·거래비용·재매수의 어려움 때문에 팔기 곤란한 경우입니다.
⚠️ 그리고 헤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용이 셋 있습니다.
① 오를 때의 이익을 포기합니다. 떨어질 때 막아주는 만큼 정확히.
② 오르는 시장에서 마진콜이 옵니다. 주식은 평가이익이라 현금이 아닌데, 선물 손실은 매일 현금으로 빠져나갑니다. 지수 +3%면 1억 헤지에 300만원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예시).
③ 완벽하게 맞지 않습니다. 내 주식의 베타가 생각과 다르거나 종목 고유의 문제가 생기면 헤지해도 잃습니다.
이 트랙의 입장 — 대부분의 개인에게는 선물 헤지보다 「비중을 줄이는 것」이 더 간단하고 확실합니다. 이 편은 헤지가 무엇이고 왜 기관이 쓰는지를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주식의 움직임과 선물의 움직임이 정확히 상쇄됩니다.
수박 농부가 있어. 여름에 수박을 트럭 가득 싣고 한 달 뒤에 시장에 팔러 가.
걱정이 하나 있어. 한 달 뒤에 수박값이 폭락하면? 1년 농사가 망하는 거야.
그래서 농부는 시장 과일가게 주인이랑 미리 약속을 해. 「한 달 뒤에 한 통에 1만원에 사줘요.」
이제 어떻게 됐을까?
수박값이 5천원으로 떨어지면 — 다른 농부들은 울지만, 이 농부는 1만원을 받아. 안심이야.
수박값이 2만원으로 오르면 — 다른 농부들은 신나지만, 이 농부는 여전히 1만원만 받아. 조금 아깝지.
이게 헤지야. 나쁜 일도 막아주지만, 좋은 일도 막아. 대신 「얼마를 받을지」를 미리 알 수 있어서 농부는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어.
지수를 따라가는 주식 바구니 1억원을 들고, 코스피200 선물 1계약(지수 400 기준 1억원)을 팝니다.
1장의 결론이 「완전히 헤지하면 예금과 같다」라면, 그냥 주식을 팔고 예금하면 되지 않을까요. 결과가 같은데 훨씬 간단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게 맞습니다. 그런데 팔기 곤란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① 팔면 세금이 생길 때 — 큰 평가이익이 있는 주식을 팔면 그 즉시 과세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헤지는 팔지 않으므로 과세 시점을 미룰 수 있습니다. (과세 여부는 자산 종류와 보유 규모에 따라 다르니 확인이 필요합니다.)
② 팔고 다시 사는 비용이 클 때 — 수백 개 종목을 들고 있는 기관이라면 전부 팔고 다시 사는 거래비용이 큽니다. 선물 몇 계약으로 같은 효과를 냅니다.
③ 팔 수 없을 때 — 회사 임원의 보유 주식, 계약상 매각이 제한된 지분, 운용 규정상 일정 비율 이상 들고 있어야 하는 펀드.
④ 위험을 잠깐만 줄이고 싶을 때 — 큰 발표나 사건을 앞두고 며칠만. 팔고 다시 사는 것보다 선물 매도·환매가 빠릅니다.
⑤ 「종목 고르는 실력」은 남기고 「시장 위험」만 없애고 싶을 때 — 이것이 기관 헤지의 핵심 이유입니다.
⑤를 조금 더 풀면 — 어떤 펀드매니저가 「내가 고른 종목이 시장보다 연 3% 더 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시장 전체가 떨어질지는 모릅니다.
그러면 종목은 사고 선물은 팔아서,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예금 이자 + 3%」만 가져가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 방향에 대한 판단을 빼고 종목 선택에 대한 판단만 남기는 것입니다.
⚠️ 그런데 개인에게 이 논리가 적용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시장보다 꾸준히 연 3% 더 버는 종목 선택 능력」이 확인된 개인은 많지 않고, 그게 없다면 헤지 후 남는 것은 예금 이자에서 비용을 뺀 값입니다. 그렇다면 그냥 비중을 줄이고 예금하는 편이 더 싸고 간단합니다.
포트폴리오 × 베타 ÷ 선물 1계약 금액. 그리고 정수로 끊겨서 딱 맞지 않습니다.
베타는 「시장이 1% 움직일 때 내 포트폴리오가 몇 % 움직이나」입니다.
막는 만큼 포기하고, 베타가 틀리면 막은 줄 알았는데 새어나갑니다.
주식 1억원을 들고, 시장이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때의 결과를 봅니다.
가장 과소평가되는 것은 오르는 시장에서의 현금 부족입니다.
주식 1억원 + 코스피200 선물 1계약 매도. 선물 증거금 9%, 유지증거금 개시의 70%(예시).
눌러서 확인해보세요.
헤지를 거는 것보다 푸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그리고 헤지가 실패하는 것은 대부분 푸는 순간입니다.
전형적인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경로 A — 떨어져서 기쁘게 푼다.
「떨어질 것 같아서」 헤지를 겁니다. 실제로 10% 떨어집니다. 선물에서 벌었으니 「이제 바닥이다」 싶어 헤지를 풉니다. 그런데 그 뒤로 10% 더 떨어집니다. 헤지를 풀었으므로 이번엔 고스란히 맞습니다.
경로 B — 올라서 괴롭게 푼다.
헤지를 걸었는데 시장이 오릅니다. 선물에서 손실이 나고 마진콜이 옵니다. 「괜히 걸었다」 싶어 손실을 확정하고 헤지를 풉니다. 그런데 그 뒤에 원래 걱정했던 하락이 옵니다.
두 경로의 공통점 — 헤지를 거는 이유는 「위험」이었는데, 푸는 이유는 「가격」이었습니다. 「떨어졌으니」, 「올랐으니」는 방향 판단입니다. 그 순간 헤지는 헤지가 아니라 시장 타이밍 베팅이 됩니다.
그래서 헤지는 「언제 풀지」를 걸 때 정해야 합니다.
· 기간으로 정한다 — 「이 발표가 끝나면」, 「이 계약의 만기까지」.
· 사건으로 정한다 — 「이 주식을 실제로 팔 수 있게 되면」.
· 가격으로 정하지 않는다 — 「몇 % 떨어지면」, 「몇 % 오르면」은 방향 판단입니다.
⚠️ 푸는 기준을 미리 정하지 못하겠다면, 그건 「위험을 줄이고 싶다」가 아니라 「떨어질 것 같다」는 뜻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헤지가 아니라 비중 조절입니다.
헤지는 「위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넘기는 것」입니다.
이 편의 요약. 선물 헤지는 「가진 것을 팔지 않고 그 위험만 넘기는」 방법입니다. 완전히 넘기면 예금과 같아지고, 일부만 넘기면 비중을 줄인 것과 비슷해집니다.
그래서 헤지의 값어치는 「팔 수 없거나 팔기 곤란할 때」에 있습니다. 팔 수 있다면 대체로 파는 것이 더 간단하고 싸고 확실합니다. 마진콜도, 베타 오차도, 롤도, 푸는 시점 고민도 없습니다.
그리고 선물 헤지는 대칭입니다. 떨어질 때 막는 만큼 오를 때 포기합니다. 「떨어지는 것만 막고 오르는 것은 누리고 싶다」면 선물이 아니라 옵션이 필요합니다 — 대신 보험료를 냅니다.
다음 편부터 옵션입니다. 05편 — 콜과 풋, 권리와 의무. 「권리」를 사고판다는 것이 손익 모양을 어떻게 비대칭으로 만드는지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