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의 실패담을 모아보면 「방향을 틀렸다」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더 흔한 것은 「방향은 맞았는데 크기가 너무 컸다」, 「잃은 걸 만회하려고 키웠다」, 「버티려고 돈을 더 넣었다」입니다.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크기와 행동의 문제입니다.
이 편의 세 장면입니다(모두 시드를 고정한 가상의 시뮬레이션).
① 같은 실력, 다른 크기. 매 거래 이길 확률 52%로 시장보다 조금 나은 사람이 200번 거래합니다. 한 번에 계좌의 2%를 걸면 500개 경로의 중앙값이 +12%, 20%를 걸면 −90%이고 열 명 중 일곱이 파산합니다.
② 물타기. 지면 다음 판을 두 배로 걸어 한 번에 만회하는 방법입니다. 승률 50%로 200판을 하면 54%가 이익으로 끝나는데, 41.6%는 파산합니다.
③ 연속 손실은 드물지 않습니다. 승률 50%로 200번 거래하면 7연패가 한 번이라도 나올 확률이 절반을 넘습니다.
⚠️ 시뮬레이션은 「승률」과 「한 번에 거는 비율」만으로 단순화한 모형입니다. 실제 거래는 손익 크기가 매번 다르고 비용·세금이 붙습니다. 숫자보다 모양을 보는 용도입니다.
차이는 한 번에 얼마를 거느냐 하나뿐입니다.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한다고 해보자. 그런데 네가 조금 유리해. 100번 중 52번은 이겨. 이기면 건 만큼 받고, 지면 건 만큼 잃어.
형은 매번 가진 돈의 2%만 걸어. 조금씩 늘어나. 가끔 지지만 크게 안 흔들려.
동생은 「어차피 내가 유리하니까」 매번 가진 돈의 20%를 걸어.
그러면 동생이 더 많이 벌까? 아니야. 동생은 몇 번 연속으로 지면 돈이 확 줄어들어. 100원이 80원, 64원, 51원… 그리고 줄어든 돈에서 다시 벌어야 해. 51원에서 20%를 이겨봐야 10원밖에 안 늘어.
유리한 게임도 너무 크게 걸면 질 수 있어. 게임이 나빠서가 아니라 크기가 나빠서야.
200번 거래를 500명이 똑같이 합니다. 이기면 건 만큼 벌고, 지면 건 만큼 잃습니다. 거래마다 건 금액의 0.2%를 비용으로 냅니다.
이 계산기의 곡선을 보면 중앙값이 어느 비율에서 가장 높았다가 그 뒤로 떨어집니다. 이 꼭짓점을 계산하는 공식이 있습니다. 켈리 기준입니다.
이기면 건 만큼, 지면 건 만큼인 게임에서 최적 비율 = 2 × 승률 − 1입니다. 승률 52%면 4%, 55%면 10%, 60%면 20%입니다.
그리고 이 공식에서 중요한 성질이 나옵니다.
· 최적 비율의 두 배를 걸면, 기대 성장률이 거의 0이 됩니다. 유리한 게임을 하면서 아무것도 못 버는 크기입니다.
· 세 배를 걸면 마이너스입니다. 유리한 게임에서 확실하게 줄어듭니다.
· 승률이 50% 이하라면 최적 비율은 0입니다. 거는 것 자체가 손해입니다.
현실에 적용할 때의 문제는 「내 승률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과거 기록은 운이 섞여 있고, 시장이 바뀌면 실력도 바뀝니다. 그래서 승률을 조금만 높게 착각해도 최적의 두 배, 세 배를 걸게 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계산된 켈리 비율의 절반 이하를 쓰는 것이 흔한 원칙입니다. 조금 덜 벌더라도 착각했을 때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 그리고 01편의 결론을 떠올리면 — 파생상품 시장에서 비용을 빼고도 승률이 50%를 넘는 개인은 드뭅니다. 그렇다면 켈리 기준이 말하는 최적 비율은 0이고, 이 계산기의 어떤 크기도 「파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 되지 못합니다. 실력이 50%라면 「크기를 줄여라」가 아니라 「하지 마라」가 산수의 답입니다.
「한 번만 이기면 만회된다」는 계산은 맞습니다. 그 한 번이 오기 전에 돈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기면 기본 금액으로 돌아가고, 지면 두 배로 겁니다. 한 번 이기면 그동안 잃은 것을 모두 되찾고 기본 금액만큼 법니다. 200판 · 500명.
카지노의 「지면 두 배」는 극단적인 예처럼 보이지만, 파생상품에서는 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 떨어진 선물을 더 사서 평균 단가를 낮춘다 — 레버리지가 붙은 물타기입니다. 평균 단가가 내려가는 대신 크기가 커지고, 조금만 더 떨어져도 손실이 두 배로 커집니다.
· 마진콜이 오면 돈을 넣어 버틴다 — 03편에서 봤듯이 손실 난 포지션에 돈을 더 거는 결정입니다.
· 옵션 매도에서 손실이 나면 행사가를 옮겨 더 많이 판다 — 잃은 프리미엄을 만회하려고 크기를 키우는 것입니다(07편).
· 외가격 옵션이 녹았으니 더 싸게 더 산다 — 시간가치가 녹는 자산에 물타기입니다(06편).
넷의 공통점은 「한 번만 돌아오면 된다」입니다. 그리고 넷 다 대부분의 경우 실제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경험이 쌓일수록 확신이 커집니다.
⚠️ 계산기가 보여준 대로, 문제는 「돌아오지 않는 한 번」이 전부를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이익은 매번 기본 금액만큼 작고, 손실은 한 번에 계좌 전체입니다. 07편의 「승률은 같고 꼬리만 커진다」와 같은 구조입니다.
이것을 막는 규칙은 하나입니다 — 손실 난 포지션에 추가로 넣을 수 있는 한도를 「처음 들어갈 때」 정해두는 것. 그리고 한도에 닿으면 정리한다. 한도 없는 물타기는 손실에 상한을 두지 않겠다는 결정입니다.
두 산수가 겹치면 「만회하려고 키우는」 충동이 생깁니다.
「이번엔 설마 또 지겠어」라는 느낌과 실제 확률을 비교합니다.
잃은 비율보다 되찾아야 할 비율이 항상 큽니다. 그리고 레버리지가 있으면 그 차이가 더 빨리 벌어집니다.
각각 어느 편에서 계산했는지를 함께 적었습니다.
순서는 흔한 정도입니다.
살아남는 크기가 실력보다 먼저입니다.
이 편의 요약. 파생상품에서 돈을 잃는 가장 흔한 방법은 틀리는 것이 아니라 크게 거는 것입니다. 레버리지가 쉽게 붙는 상품이라 크기의 실수가 곧바로 파산의 확률이 됩니다.
그리고 크기의 실수는 대체로 두 순간에 일어납니다. 잘 되고 있을 때(확신이 커져서)와 잃고 있을 때(만회하고 싶어서). 두 순간 모두 판단이 가장 흔들리는 때입니다.
그래서 규칙은 「들어가기 전에」 정해야 합니다. 한 번에 얼마까지, 추가로 얼마까지, 얼마를 잃으면 멈추는지. 들어간 뒤에 정하는 규칙은 규칙이 아니라 그 순간의 기분입니다.
다음 편은 마지막 10편 — 개인에게 파생상품이 필요한가입니다. 대부분에게 답은 「필요 없다」이고, 필요한 드문 경우와 그때 지킬 규칙을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