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을 팔면 매달 월세처럼 프리미엄이 들어온다」, 「승률이 90%가 넘는다」. 옵션 매도를 소개하는 말은 대체로 사실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문장이 하나 빠져 있습니다.
승률은 레버리지와 무관하게 똑같고, 꼬리의 크기만 레버리지를 따라 커집니다.
같은 조건(행사가 5% 아래 풋을 매달 판매)을 가상의 10년 경로 200개에서 돌리면 —
레버리지 1배 · 승률 92% · 중앙값 +40% · 손실로 끝난 경로 5%
레버리지 5배 · 승률 똑같이 92% · 중앙값 +24% · 하위 10%는 −80%
이기는 횟수는 그대로인데, 한 번 질 때의 크기가 다섯 배가 되었습니다.
균형을 위해 먼저 밝혀둘 것 — 옵션 매도 자체가 나쁜 전략인 것은 아닙니다. 위 시뮬레이션에서 레버리지 없이(담보를 전액 현금으로 두고) 판 경우는, 지수를 그냥 들고 있는 것보다 덜 벌었지만 덜 흔들렸습니다. 주가지수 옵션에서 매도자가 평균적으로 조금씩 버는 경향도 오래 관찰돼 왔습니다(05·06편).
이 편이 경고하는 함정은 네 가지입니다.
① 승률이 안전하다는 착각 — 그래서 크기를 키웁니다.
② 레버리지 — 중앙값은 거의 안 늘고, 나쁜 쪽 꼬리만 커집니다.
③ 급락 때의 증거금 — 손실이 나는 순간 돈을 더 요구받습니다.
④ 커버드콜·ELS의 모양 — 상승은 잘리고 하락은 거의 그대로입니다.
⚠️ 모든 시뮬레이션은 가상의 월 수익률 분포(연 변동성 약 15%, 가끔 −10% 안팎의 급락)와 블랙-숄즈 가격을 쓴 예시입니다. 실제 시장의 급락 빈도와 크기, 옵션에 매겨지는 변동성은 이와 다릅니다.
질 때 얼마나 크게 지느냐가 승률보다 중요합니다.
학교 앞에서 「우산 보험」을 판다고 해보자. 친구들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야.
「매일 100원을 내. 비가 오면 내가 새 우산을 사줄게.」
대부분의 날은 맑아. 매일 친구 열 명한테 100원씩 받으니까 하루에 1,000원이 들어와. 한 달 내내 이기는 것 같지.
그런데 어느 날 장마가 와. 열 명 모두한테 동시에 우산을 사줘야 해. 우산이 하나에 5,000원이면 하루에 5만원이 나가.
한 달 동안 번 돈이 하루에 다 사라지고도 모자라.
옵션을 파는 게 이거랑 같아. 자주 조금 벌고, 가끔 한꺼번에 크게 물어줘. 그리고 비는 모두한테 동시에 와. 그래서 「매일 벌었으니까 안전하다」는 생각이 제일 위험해.
매달 프리미엄을 받고, 가끔 손실이 납니다. 그 둘을 합치면 한 달 기대값이 나옵니다.
경로 하나로는 운과 전략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여러 번 돌려야 모양이 보입니다.
매달 초 지수 100 기준 행사가의 1개월 풋을 팔고, 계좌 현금은 연 3% 이자를 받습니다. 「레버리지」는 판 풋의 명목금액 ÷ 계좌입니다.
계산기에서 레버리지를 1배 → 3배 → 5배로 올려보면 이상한 일이 보입니다. 상위 10%는 크게 좋아지는데 중앙값은 거의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어듭니다. 그리고 하위 10%는 급격히 나빠집니다.
이유는 곱셈입니다. +10%와 −10%를 번갈아 겪으면 0이 아니라 −1%입니다. 레버리지를 5배로 하면 +50%와 −50%가 되어 −25%입니다. 흔들림이 커질수록 같은 평균에서도 복리 결과가 깎입니다. 채권 트랙 09편과 08편(레버리지 ETF)에서 같은 구조를 봅니다.
옵션 매도에서는 이 효과가 특히 잔인합니다. 흔들림이 대칭이 아니라 「작은 이익 여러 번, 큰 손실 가끔」이기 때문입니다. 큰 손실 한 번이 레버리지만큼 커지면, 그 뒤의 작은 이익들로는 메우기 어렵습니다. −50%를 메우려면 +100%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옵션 매도의 크기를 키우는 것은 「더 많이 버는 방법」이 아니라 「결과의 폭을 넓히는 방법」입니다. 운이 좋은 경로에서는 크게 벌고, 나쁜 경로에서는 크게 잃고, 가운데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 그리고 사람은 운이 좋은 경로에서 크기를 키웁니다. 몇 년 연속 잘 되면 「이 방법은 안전하다」는 확신이 생기고, 그때 레버리지를 올립니다. 그러면 급락은 가장 크게 노출된 시점에 옵니다.
변동성 프리미엄에 대해서도 한 줄 — 「옵션에 매겨진 변동성」을 올리면 매도 결과가 크게 좋아집니다. 실제로 이 프리미엄이 평균적으로 존재한다는 관찰이 있습니다. 그런데 프리미엄이 크게 붙는 시기는 대체로 시장이 불안한 시기이고, 그때가 급락이 오기 쉬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프리미엄이 비싸니 팔자」가 가장 위험한 순간에 가장 크게 파는 결정이 될 수 있습니다.
주식을 들고 콜을 판다 — 가장 흔한 옵션 매도이자, 분배금 ETF의 원리입니다.
매달 초 주가 기준 행사가의 1개월 콜을 팔고, 만기에 정산한 뒤 다시 팝니다. 주식만 들고 있을 때와 비교합니다.
커버드콜 ETF는 위 계산을 상품으로 만든 것입니다. 매달 콜을 팔아 받은 프리미엄을 분배금으로 나눠줍니다. 그래서 분배율이 높게 표시됩니다.
그런데 분배율과 총수익은 다른 숫자입니다.
· 분배금의 원천은 「상승을 판 값」입니다. 배당처럼 회사가 번 이익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상승 일부를 미리 팔아 현금으로 바꾼 것입니다.
· 하락은 거의 그대로, 반등은 잘립니다. 계산기의 「급락 후 급반등」이 그 모양입니다. 이런 경로가 반복되면 분배금은 계속 나오는데 가격은 점점 낮아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그래서 봐야 할 숫자는 「분배금 + 가격 변화」입니다. 분배금만 보고 「연 10% 월세」로 이해하면 틀립니다.
ELS는 반대쪽입니다. 「지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몇 %」라는 구조는 풋옵션을 판 것과 비슷한 위험을 담고 있습니다(01편 5장). 평소에는 약속한 수익을 주고, 기준선 아래로 폭락하면 원금이 크게 깎입니다. 2장의 풋 매도 시뮬레이션과 같은 모양입니다.
둘 다 「나쁜 상품」은 아닙니다. 상승을 포기하고 현금흐름을 원하는 사람, 급락 위험을 알고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목적에 맞을 수 있습니다.
⚠️ 문제는 「옵션 매도가 들어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안정적인 이자 상품」으로 사는 것입니다. 설명서에서 「콜 매도」, 「녹인」, 「원금 손실 가능」이라는 단어를 찾으면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옵션 매도의 위험은 만기 손익만이 아니라 만기 전의 평가손실과 증거금에 있습니다.
지수 100에서 행사가 95 · 30일 만기 풋을 팔았습니다(변동성 16%). 일주일 뒤 지수와 변동성이 바뀌었습니다.
「얼마나 자주 이기나」가 아니라 「질 때 버틸 수 있나」입니다.
이 편의 요약. 옵션 매도는 보험을 파는 일입니다. 보험회사가 평균적으로 버는 것처럼 매도자도 평균적으로 조금 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험회사는 사고가 흩어져 오고, 자본이 크고, 재보험이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급락은 모든 계약에 동시에 옵니다.
그래서 옵션 매도의 성패는 「승률」이 아니라 「크기」에서 갈립니다. 레버리지 없이 작게 팔면 지루하지만 버틸 수 있고, 크게 팔면 오랫동안 잘 되다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순간은 「잘 되고 있을 때」입니다. 승률이 높을수록 확신이 커지고, 확신이 커질수록 크기를 키우고, 크기를 키운 뒤에 급락이 옵니다.
다음 편은 08편 — 레버리지 · 인버스 ETF와 해외선물입니다. 개인이 가장 흔하게 만나는 파생상품이고, 「2배」가 왜 기간 전체로 2배가 아닌지를 계산합니다. 이 편의 「레버리지를 올려도 중앙값이 오르지 않는다」와 같은 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