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편에서 옵션 가격이 내재가치 + 시간가치라는 것을 봤습니다. 이 편은 그 시간가치가 무엇으로 정해지고,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지를 봅니다. 옵션을 사는 사람에게는 매일 녹는 얼음이고, 파는 사람에게는 매일 받는 월세입니다.
이 편의 세 장면입니다(모두 블랙-숄즈 모형 기준의 예시).
① 시간은 균일하게 녹지 않습니다. 한 달 남은 등가격 콜은 앞의 23일 동안 하루 0.07씩 녹다가, 마지막 7일에는 하루 0.20씩 — 세 배 빠르게 녹습니다.
② 방향을 맞혀도 잃을 수 있습니다. 큰 발표를 앞두고 변동성이 60%로 부풀었던 콜을 샀는데, 발표 뒤 주가가 +3% 올랐지만 변동성이 30%로 꺼지면 콜은 −12%입니다.
③ 변동성은 관측할 수 없고, 시장 가격에서 거꾸로 읽어냅니다. 이것을 내재변동성이라 부르고, 옵션 시장의 언어는 사실상 이 숫자입니다.
⚠️ 블랙-숄즈는 「주가가 정규분포에 가깝게, 일정한 변동성으로 움직인다」는 가정 위의 모형입니다. 실제 시장은 급락이 모형보다 자주 옵니다. 「자세히 보기」에서 한계를 정리합니다.
그중 넷은 보이고, 하나는 보이지 않습니다.
05편의 장난감 예약 쪽지 기억나? 「다음 달에 5만원에 살 수 있는 권리」였어. 그럼 이 쪽지는 얼마가 적당할까?
① 장난감이 지금 얼마야? 벌써 7만원이면 쪽지가 비싸져.
② 쪽지에 적힌 값이 얼마야? 3만원에 살 수 있는 쪽지는 5만원짜리보다 비싸.
③ 언제까지 쓸 수 있어? 1년짜리 쪽지는 일주일짜리보다 비싸. 기다리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④ 장난감 값이 얼마나 오르락내리락해? 값이 매일 크게 출렁이는 장난감이면, 갑자기 확 오를 수도 있으니까 쪽지가 비싸져. 이게 변동성이야.
⑤ 은행 이자가 얼마야? 이건 조금만 영향을 줘.
그런데 ④는 아무도 정확히 몰라. 앞으로 얼마나 출렁일지는 미래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쪽지 가격을 보고 「다들 이만큼 출렁일 거라고 생각하는구나」를 거꾸로 알아내. 그게 내재변동성이야.
아래 막대는 각 입력이 조금씩 움직일 때 옵션 가격이 얼마나 바뀌는지입니다.
옵션을 산 사람에게는 매일 나가는 비용, 판 사람에게는 매일 들어오는 수입입니다.
주가 100에 그대로 머문다고 가정하고, 시간만 흐를 때 세 가지 콜의 가격이 어떻게 줄어드는지 봅니다.
옵션은 「얼마나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가격이기도 합니다.
주가 100 · 행사가 100 · 만기 14일. 발표 전에는 「크게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로 변동성이 부풀어 있습니다. 발표 다음 날의 결과를 봅니다.
주가 100 · 행사가 100 · 만기 30일 · 금리 3%인 콜이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되는지를 넣어보세요.
내재변동성은 「시장이 앞으로 이만큼 움직일 것이라고 값을 매긴 크기」이고, 실현변동성은 「실제로 움직인 크기」입니다. 둘은 다릅니다.
주가지수 옵션에서는 내재변동성이 실현변동성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경향이 오랫동안 관찰돼 왔습니다(05편 「자세히 보기」). 옵션이 평균적으로 조금 비싸게 팔린다는 뜻이고, 그 차이는 「가끔 오는 폭락」에 대한 보험료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행사가마다 내재변동성이 다릅니다. 주가지수 옵션에서는 외가격 풋(하락 보험)의 내재변동성이 더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을 스큐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이 하락을 더 두려워해 보험을 더 비싸게 사는 것입니다.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변동성 지수가 있습니다. 미국 S&P500 옵션으로 계산하는 VIX, 코스피200 옵션으로 계산하는 VKOSPI가 대표적입니다. 옵션 가격에 담긴 내재변동성을 하나의 숫자로 요약한 것입니다.
⚠️ 그런데 이 지수를 「사고팔 신호」로 쓰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 변동성 지수가 높다 = 옵션이 비싸다는 뜻이지, 「곧 반등한다」는 보장이 아닙니다.
· 높은 변동성은 한동안 계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너무 높으니 곧 내려간다」에 거는 상품은 그 「곧」이 오기 전에 크게 잃을 수 있습니다.
· 변동성 지수를 따라가는 ETF·ETN은 선물을 굴리는 구조라, 원자재 06편의 롤 손실과 비슷한 문제로 장기 보유 시 크게 녹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변동성 지수는 「지금 보험료가 비싼가 싼가」를 아는 온도계로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어려운 이름이지만 질문은 단순합니다 — 「이게 움직이면 내 옵션은 얼마나 움직이나」.
행사가 100 · 만기 30일 · 변동성 25% · 금리 3% 콜옵션입니다.
이 편의 모든 계산은 블랙-숄즈 모형 위에 있습니다. 옵션 시장의 공용어이고 구조를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그런데 현실과 다른 가정이 몇 개 있습니다.
① 변동성이 일정하다 — 실제로는 매일 바뀝니다. 그래서 3장처럼 변동성 변화만으로 옵션 가격이 크게 움직입니다.
② 주가가 매끄럽게 움직인다 — 실제로는 갭이 있습니다. 밤사이 뉴스로 10% 벌어진 채 시작하는 일이 생깁니다.
③ 큰 움직임은 드물다 — 모형은 주가 변화가 정규분포에 가깝다고 봅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큰 폭락이 모형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자주 옵니다. 「꼬리가 두껍다」고 표현합니다.
④ 언제든 원하는 만큼 거래할 수 있다 — 실제로는 급락장에서 호가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장은 모형을 「그대로」 쓰지 않고 「보정해서」 씁니다. 3장 「자세히 보기」의 스큐 — 외가격 풋에 더 높은 변동성을 매기는 것 — 이 바로 그 보정입니다. 모형이 폭락 확률을 과소평가한다는 것을 시장이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 이 한계가 가장 위험하게 작동하는 곳이 「옵션 매도」입니다. 모형상 확률로 「이 행사가까지 갈 확률은 2%밖에 안 된다」고 계산해서 팔면, 실제로는 그보다 자주 그 일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한 번 일어나면 그동안 받은 프리미엄을 전부 돌려주고도 남습니다.
다음 편(07편)이 정확히 그 이야기입니다. 모형은 가격을 이해하는 언어로 쓰고, 확률을 믿는 근거로는 쓰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옵션은 방향 · 시간 · 변동성 세 가지에 동시에 거는 것입니다.
이 편의 요약. 주식을 사면 방향 하나에 겁니다. 옵션을 사면 방향 · 크기 · 시기에 동시에 겁니다. 「오른다」만 맞히면 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제때, 그리고 변동성이 꺼지기 전에」 올라야 합니다.
그래서 옵션 매수는 조건이 까다로운 베팅이고, 옵션 매도는 그 까다로움을 거꾸로 파는 것입니다. 매도자는 매일 시간가치를 받습니다 — 그런데 그 대가로 큰 움직임의 위험을 전부 떠안습니다.
다음 편은 07편 — 매달 받는 프리미엄의 함정입니다. 「매달 월세 받듯 옵션을 판다」는 전략이 왜 오랫동안 잘 되다가 한 번에 무너지는지를 시뮬레이션으로 봅니다. 이 트랙에서 가장 실용적인 경고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