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편에서 정책의 효과는 해석이 갈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금리는 다릅니다. 금리가 집값에 작용하는 경로는 계산으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 「같은 월 상환액으로 얼마짜리 집을 살 수 있는가」가 금리에 따라 통째로 바뀝니다.
막연한 심리가 아니라 산수입니다.
집을 살 때 대부분 은행에서 돈을 빌려 산다고 했지? 그러면 매달 갚을 돈이 생겨.
그런데 사람마다 매달 낼 수 있는 돈은 정해져 있어. 월급에서 생활비 빼고 남는 만큼이니까. 예를 들어 매달 150만원까지 낼 수 있다고 해보자.
이제 중요한 질문. 매달 150만원씩 30년을 갚는다면, 지금 얼마를 빌릴 수 있을까?
답은 이자에 따라 달라져. 이자가 싸면 갚는 돈 중에 원금 갚는 몫이 커서 더 많이 빌릴 수 있고, 이자가 비싸면 이자로 다 나가서 조금밖에 못 빌려.
그러니까 이자가 오르면, 똑같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이 갑자기 작아져. 월급이 줄어든 것도 아닌데 말이야. 이게 금리가 집값을 움직이는 방식이야.
01편에서 부동산은 레버리지가 기본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그 때문입니다.
주식은 대부분 내 돈으로 삽니다. 그래서 금리가 올라도 「살 수 있는 금액」 자체는 안 변합니다. 금리는 주식에 할인율과 경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작용합니다.
부동산은 구매 자금의 절반 이상이 빌린 돈인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면 금리 변화가 구매력에 직접 꽂힙니다. 중간 단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금리 변화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주식보다 계산하기 쉽고 예측 가능합니다. 다만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 거래가 워낙 느리기 때문입니다.
① 구매력 — 위에서 본 것. 가장 직접적이고 계산 가능합니다.
② 보유 부담 — 이미 대출이 있는 사람의 월 상환액이 늘어납니다. 변동금리라면 즉시. 이게 심해지면 버티지 못하고 파는 사람이 생기고, 급매가 값을 끌어내립니다(3장).
③ 대안의 매력 — 예금 금리가 5%면 굳이 위험을 지고 집을 살 이유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예금이 1%면 어디든 돈을 넣어야 할 것 같아집니다. 이건 심리적이지만 실제로 작동합니다.
이 편은 ①과 ②를 계산으로 다루고, ③은 6·7장에서 다룹니다.
이 편의 핵심 계산기입니다. 직접 움직여보세요.
매달 낼 수 있는 돈과 자기자본을 넣으면, 금리별로 살 수 있는 집값이 나옵니다.
변동금리라면 내 월 상환액이 직접 바뀝니다.
앞에서는 집을 사려는 사람 이야기였어. 이번엔 이미 산 사람 이야기야.
5억을 빌려서 매달 240만원씩 갚고 있었는데, 이자가 3%에서 6%로 올랐어. 그러면 매달 내야 하는 돈이 300만원 가까이로 늘어나.
월급은 그대로인데 매달 60만원이 더 나가는 거야. 1년이면 720만원.
이게 감당이 안 되면 어떻게 될까? 집을 팔아야 해. 그런데 그때는 다들 같은 처지라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그래서 싸게라도 팔게 되고, 그게 집값을 더 떨어뜨려.
지금 대출을 넣고, 금리가 오른 상황을 미리 계산해보세요. 05편의 스트레스 DSR이 요구하는 계산입니다.
앞의 두 계산기가 동시에 작동했습니다.
눌러서 순서대로 확인하세요.
여기서 03편의 결론이 뒷받침됩니다. 2022년에 정책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부는 완화 방향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방향이 뒤집혔습니다.
그래서 「크기를 정한 것은 대체로 금리와 공급」이라고 쓴 것입니다. 다만 어느 지역이 얼마나 떨어졌는가는 지역별 공급과 수요가 갈랐습니다 — 금리는 방향을, 나머지가 크기를 정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미국에서 시작해 내 대출 이자까지 오는 길이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렸대」라는 뉴스가 나오면 왜 우리 집값이 흔들릴까? 좀 이상하지?
돈은 이자를 많이 주는 곳으로 흘러가. 미국이 이자를 많이 주면 세계의 돈이 미국으로 몰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환율이 오르지. 물건값도 오르고. 그래서 우리도 이자를 올릴 수밖에 없어. 안 그러면 돈이 계속 나가니까.
우리 이자가 오르면 은행 대출 이자도 오르고, 그러면 아까 배운 대로 살 수 있는 집이 작아져.
이렇게 미국 → 우리나라 → 은행 → 우리 집까지 이어져 있어.
각 단계마다 연결이 끊기거나 약해질 수 있는 지점도 함께 봅니다.
위 경로는 대체로 작동하지만 자동은 아닙니다. 각 단계에서 끊기거나 약해질 수 있습니다.
① 한국이 미국을 그대로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국내 경기가 나쁘면 금리 차이를 감수하고 덜 올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미 금리 역전이 상당 기간 유지된 적도 있습니다.
② 기준금리와 대출금리가 함께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대출금리는 은행의 조달 비용과 가산금리로 결정되는데, 정책 당국이 가산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하거나 반대로 대출을 조이라고 하면 기준금리와 따로 놉니다.
③ 고정금리를 쓰면 나에게는 즉시 오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금리 인상의 효과가 한국보다 천천히 나타난 이유 중 하나가 30년 고정금리가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6장).
실전적 함의. 뉴스에서 「미국 금리 인상」을 봤다고 바로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다 「내가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금 몇 %인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중간 단계가 여러 개 있어서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도가 다르면 결과도 달랐습니다.
| 2020~21 | 2022~23 | 제도적 특징 | |
|---|---|---|---|
| 미국 | 크게 상승 | 조정 후 비교적 견고 | 30년 고정금리가 일반적 — 기존 대출자는 충격이 작았음 |
| 캐나다·호주 | 크게 상승 | 뚜렷한 조정 | 변동금리 비중 높음 — 금리 인상이 빠르게 전달 |
| 영국 | 상승 | 조정 | 2~5년 고정 후 갱신 — 갱신 시점에 충격이 몰림 |
| 한국 | 크게 상승 | 뚜렷한 조정 후 지역별 차별화 | 전세라는 별도 레버리지 존재 |
| 일본 | 완만한 상승 | 대체로 유지 | 금리를 올리지 않았음 — 오랜 저금리 유지 |
| 중국 | 상승 후 둔화 | 부동산 개발업체 위기 | 금리보다 개발업체 부채 문제가 주도 |
← 표가 잘리면 옆으로 넘겨보세요
이 표에서 볼 것. 2020~21년에 대부분의 나라가 함께 올랐고, 2022~23년에 대부분이 함께 꺾였습니다. 각국의 부동산 정책은 전부 달랐는데도요. 이건 공통 요인(금리와 유동성)이 컸다는 근거로 자주 인용됩니다.
동시에 제도가 결과를 갈랐습니다. 30년 고정금리를 쓰는 나라는 기존 대출자가 덜 다쳤고,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나라는 충격이 빨랐습니다. 그리고 금리를 안 올린 나라는 조정 자체가 작았습니다.
표의 방향 표시는 대체적인 경향이며, 나라 안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큽니다. 구체적 수치는 각국 공식 통계로 확인하세요.
집값에 작용하는 국제적인 힘이 금리만은 아닙니다.
맞히려 하지 말고 대비할 수 있게.
2021년에 「금리는 한동안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습니다. 2022년에 벌어진 일은 그 예상과 달랐습니다.
반대로 2022년 말에는 「고금리가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고, 그것도 그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주식 트랙 08편에서 「예상치와 실제치의 차이가 가격을 움직인다」고 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미 예상된 금리는 값에 들어 있습니다. 움직이는 것은 예상이 빗나갈 때입니다. 그리고 그건 정의상 미리 알 수 없습니다.
① 예측 대신 스트레스 테스트. 「금리가 어떻게 될까」가 아니라 「금리가 3%p 올라도 내가 버틸 수 있나」를 계산합니다. 3장의 계산기가 그것입니다. 답이 「아니오」면 대출을 줄이는 것이 답이고, 이건 예측이 필요 없습니다.
② 고정과 변동을 선택으로 다룹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가」는 미래를 알아야 답할 수 있지만, 「어느 쪽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불확실성인가」는 지금 답할 수 있습니다. 05편에서 다룹니다.
③ 금리 수준보다 「방향이 바뀌는 시점」을 봅니다. 절대 수준보다 바뀌는 순간에 시장이 크게 반응했습니다. 다만 이것도 지나고 나서야 확실해집니다.
이 편의 요약. 금리는 구매력을 통해 집값에 작용합니다. 매달 낼 수 있는 돈이 같아도 금리가 3%p 오르면 빌릴 수 있는 금액이 30% 가까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이미 빌린 사람에게는 월 상환액 증가로 반대 방향에서 작용합니다.
2022년에는 이 두 힘이 같은 방향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정책이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도 방향이 뒤집혔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이야기를 내 계좌 수준으로 좁힙니다. LTV·DTI·DSR이 각각 무엇이고, 내가 실제로 얼마를 빌릴 수 있는지, 그리고 원리금균등과 원금균등 중 무엇을 고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