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게 거래된다」는 말을 들으면 「시장이 오를 거라고 보는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대체로 아닙니다. 금융 선물의 가격은 예상이 아니라 계산으로 정해집니다.
선물 가격 = 지금 가격 + 기다리는 동안의 이자 − 기다리는 동안 받을 배당
현물 400, 금리 3.5%, 만기 90일, 배당 없음 → 선물 이론가 = 400 × (1 + 0.035 × 90/365) = 403.45
그리고 「현물을 산 사람」과 「선물을 사고 남은 돈을 예금에 둔 사람」의 결과는 정확히 같습니다. 1장에서 확인합니다.
왜 이게 중요한가 — 선물을 쓰든 안 쓰든, 이 한 줄을 알면 흔한 오해 네 가지가 한꺼번에 풀립니다.
① 「선물이 비싸면 비싸게 사는 것」 — 아닙니다. 이자를 미리 반영한 것입니다.
② 「선물이 현물보다 싸면 하락 신호」 — 대체로 배당 때문입니다.
③ 「선물은 만기에 아무 값이나 될 수 있다」 — 만기에는 반드시 현물과 같아집니다.
④ 「선물 가격이 이론가와 다르면 누군가 손해」 — 차이가 생기면 곧바로 메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다만 원자재 선물은 다릅니다. 보관이 어렵고 재고가 들쑥날쑥해 이론가에서 크게 벗어나기도 합니다. 원자재 트랙 06편의 콘탱고가 그 이야기이고, 이 편의 「자세히 보기」에서 차이를 정리합니다.
두 사람의 결과를 나란히 놓으면 정확히 같습니다.
자전거가 지금 40만원이야. 두 가지 방법이 있어.
방법 A — 지금 40만원을 내고 자전거를 사서 창고에 넣어둬.
방법 B — 「석 달 뒤에 자전거를 받겠다」고 예약만 해. 돈은 석 달 뒤에 내. 그 대신 40만원은 석 달 동안 통장에 넣어둬서 이자를 받지.
그럼 가게 주인은 방법 B에서 얼마를 받아야 공평할까? 주인은 석 달 동안 돈을 못 받고 기다리니까, 그만큼 이자를 더 받아야 공평해. 그래서 40만원 + 석 달 이자를 받는 거야.
그러면 방법 B가 비싸게 사는 걸까? 아니야. 너도 석 달 동안 통장에서 이자를 받았거든. 더 낸 돈 = 받은 이자라서 결과는 똑같아.
선물이 현물보다 비싼 이유가 딱 이거야. 비싸게 사는 게 아니라 이자를 미리 계산에 넣은 거야.
A는 현물을 사고, B는 같은 돈을 예금에 넣고 선물을 삽니다. 만기 가격을 아무렇게나 움직여도 결과는 같습니다.
금리는 선물을 비싸게, 배당은 선물을 싸게 만듭니다.
베이시스(선물 − 현물)가 플러스가 되는지 마이너스가 되는지를 봅니다.
원자재에도 같은 뼈대가 있습니다. F = S × (1 + 금리 + 보관비 − 편의수익) × 기간. 배당 대신 보관비와 편의수익이 들어갈 뿐입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 차익거래가 쉬운가.
· 주가지수 선물 — 선물이 이론가보다 비싸면, 선물을 팔고 주식 바구니를 사서 들고 있다가 만기에 정리하면 됩니다. 주식은 보관비가 없고, 사고팔기 쉽습니다. 그래서 가격이 이론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곧바로 메워집니다.
· 원자재 선물 — 원유가 이론가보다 비싸다고 해서 당장 원유 1,000배럴을 사서 저장할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탱크가 필요하고, 저장 공간이 꽉 차면 아예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차이가 크게 벌어진 채로 오래 갑니다.
그래서 두 시장의 「선물 곡선」이 전혀 다르게 생깁니다.
· 주가지수 — 이론가에 딱 붙어 있습니다. 베이시스를 보면 금리와 배당을 알 수 있을 만큼 기계적입니다.
· 원자재 — 재고·계절·저장 공간에 따라 크게 출렁입니다. 콘탱고가 연 20%까지 가기도 하고, 백워데이션으로 뒤집히기도 합니다.
이 차이가 원자재 06편의 롤 손실이 주가지수 상품보다 훨씬 큰 이유입니다. 주가지수 선물을 롤하는 비용은 대체로 「금리 − 배당」 수준이라, 예금 이자를 따로 받는다면 사실상 상쇄됩니다. 원자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금융 선물에서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1장에서 본 동등성 때문입니다 — 이론가에서 벗어나면 위험 없이 이익을 내는 방법이 생기고, 누군가 곧바로 그걸 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지수가 오를 것이라고 믿는다」고 해서 선물이 이론가보다 비싸지지는 않습니다. 그 믿음은 현물 가격에 먼저 반영되고, 선물은 그 현물에 이자와 배당을 붙여 따라갈 뿐입니다.
원자재 선물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복잡합니다. 차익거래가 막혀 있으니 먼 만기 가격에 「앞으로 공급이 어떨 것 같다」는 기대가 섞일 여지가 생깁니다. 그리고 헤지하려는 생산자가 많으면 선물이 기대보다 조금 싸게 형성된다는 오래된 이론도 있습니다.
⚠️ 그래도 「원자재 선물 가격 = 시장이 예상하는 미래 가격」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보관비·편의수익·위험 프리미엄이 섞여 있어서, 「먼 만기가 비싸다 = 오를 것이다」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콘탱고는 대체로 「지금 남아돈다」는 뜻입니다(원자재 03·06편).
베이시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0으로 줄어듭니다.
현물은 오르내리지만, 선물과 현물 사이의 틈은 꾸준히 좁아집니다.
다만 비용만큼의 띠 안에서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론가 403.45(현물 400 · 금리 3.5% · 90일 · 배당 0)를 기준으로, 시장 가격이 얼마나 벗어나면 누가 무엇을 하는지를 봅니다.
계산기에서 띠가 아래쪽으로 더 넓은 것을 보셨을 겁니다. 이론가보다 비쌀 때보다 쌀 때 차이가 더 오래 남습니다.
이유는 방향에 따라 필요한 행동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선물이 비쌀 때 → 주식을 사고 선물을 팝니다. 주식을 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 선물이 쌀 때 → 주식을 팔고 선물을 삽니다. 그런데 주식이 없으면 빌려서 팔아야 합니다(공매도). 빌리는 비용이 들고, 제도적 제약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매도가 어려운 시기에는 선물이 이론가보다 싼 상태가 잘 해소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식을 이미 많이 들고 있는 기관만이 그 차이를 메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기일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로 설명됩니다.
차익거래를 위해 주식 바구니와 선물을 반대로 잡아둔 물량은 만기일에 한꺼번에 정리됩니다. 그러면 주식 바구니 전체를 사거나 파는 주문이 장 마감 무렵에 몰립니다. 그래서 만기일 오후에 지수가 평소와 다르게 크게 움직이는 일이 생깁니다. 국내 주가지수 선물은 3·6·9·12월 둘째 목요일이 만기이고, 이날을 흔히 동시만기일이라 부릅니다.
⚠️ 그런데 이 움직임은 「시장의 방향」과는 대체로 무관합니다. 쌓여 있던 물량이 정리되는 기계적인 흐름입니다. 만기일의 급등락을 보고 추세를 판단하면 틀리기 쉽습니다.
그리고 개인이 이날 짧게 사고파는 것은 특히 불리합니다. 호가가 급격히 바뀌고 체결 미끄러짐이 커지기 때문입니다(01편 2장).
뉴스를 읽을 때 가장 자주 틀리는 해석들입니다.
각각 무엇이 틀렸고, 실제로는 무엇을 뜻하는지입니다.
이 편의 요약. 금융 선물의 가격은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가 아니라 「지금 가격에 기다리는 비용을 더하면 얼마인가」로 정해집니다. 이론가에서 벗어나면 위험 없이 차이를 가져가는 사람들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물 가격 자체에는 새로운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현물 가격 + 금리 + 배당이 이미 말해주는 내용입니다. 선물이 비싸다고 오를 것도, 싸다고 떨어질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선물을 사는 것은 「비싸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남은 돈을 예금에 두면 현물을 산 것과 같습니다.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남은 돈을 예금에 두지 않고 더 큰 계약을 잡는 데 쓰는 것 — 즉 레버리지입니다.
다음 편은 03편 — 코스피200 · S&P500 선물입니다. 1포인트가 25만원이라는 것이 실제 계좌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 일일정산 시뮬레이터로 확인합니다.